[Review] 명화가 된 아픔들에 대해서, 책 "치유미술관"

글 입력 2019.11.10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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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명화가 된 아픔들에 대해서

치유미술관


"명화로 승화된 아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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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가 된 화가들의 아픔들



본 책은 닥터 소울의 상담소가 주 배경이다. 이따금 출장 상담을 나갈 때도 있지만, 대체로 상담소에서 만난 닥터 소울과 내담자가 된 화가들의 이야기다. 형식은 상담록과 같이 상담자와 내담자의 말을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물론 이는 저자의 상상 속에서 그 화가들이 말할 법한 것들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장르를 따져보면 소설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형식적 특성으로 인해 본 책의 가독성이 높다. 명화와 심리 상담이라는 어려운 주제 두 가지를 메인으로 하고 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본 책에서 다루고 있는 화가만 15명으로 뭉크, 클로델, 로트렉, 드가, 마네, 모리조, 르누아르, 모네, 세잔, 젠틸레스키, 고갱, 고흐, 칼로, 실레, 고야까지 누구나 한 번쯤 그들의 그림을 봤을 만한 유명 화가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화가들의 사연을 토대로 그들의 임상병리학적 증세를 정의 내리고 그러한 호소 증상에 맡게 상담을 진행해간다. 어떤 이는 우울감, 어떤 이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어떤 이는 자존감 부족, 어떤 이는 어릴 적 성폭행을 당했던 경험까지, 그들의 아픔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는 단 하나, 예술이다. 뭉크가 절규를 그림으로 그림으로써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여 표현했던 것처럼, 그들은 그림, 조각으로 그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예전에 흔히 우울함이 예술의 영감이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실제 심리 연구 결과도 그렇게 나왔었다고 한다. 적당한 우울은 예술에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최근 연구결과는 묘하게 다르다고 한다. 우울함 속에 있다가 그 지점에서 나오는 순간, 최고의 창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그 결과에 대한 해석에서 나는 '자신의 우울을 표현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믿는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있기보다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화가들에게는 그림, 조각가에게는 조각, 각자의 표현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그러한 방법으로 예술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지금은 명화가 되어 훗날 지금에도 회자되는 그들의 상처를 마주하는 일을 본 책을 통해 겪으면서 그들의 그림을 단순히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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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양산을 든 여인>

 

 


똑같은 아픔을 겪은 분들께



본 책은 화가들에게 건네는 상담가의 말이기도 하지만 실제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증상들에 대해 본 책이 대신 상담을 해주는 것과 같다. 대체로 그림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심리효과나, 왜 그러한 호소 증세가 시작되었는지 묻는 내용이다. 모네의 <양산을 든 여인>이 첫사랑 카미유에 대한 '미완성 효과' 에피소드로 등장하듯이 화가의 사건과 그림이 얽혀 이야기가 진행되니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만약 호소 증상이 같다면, 미리 체험해보는 상담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심리학을 복수전공하면서 상담 수업을 가장 흥미롭게 들었지만, 가장 어렵기도 했다. 누군가의 아픔을 듣는다는 것, 그리고 그 아픔을 말할 수 있게 이끌어낸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짧지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담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말하는 법을 배웠고, 공감이 어떤 위로를 주는가에 대해서 배웠다. 당신이 지금 겪는 감정이 이것이라고 직시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전히 상대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는 것, 그 감정이 당연한 것임을 공감해주는 것이 기본이었다.


저자는 그러한 공감을 상담가의 역할에서 충분히 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상담이 필요한 이들에게 본 책에 줄 수 있는 위로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예술을 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누군가의 이야기로 공감과 위로가 다가온다. 명화와 심리 상담을 동시에 다루면서 두 가지 목표에 탁월하게 도달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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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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