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글 입력 2019.10.1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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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땐 주로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같은 한국 영화를 봤다. 주로 TV에서 하는 영화를 봤는데, 동네가 작아 영화관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이사 오고서는 근처에 밀리오레가 있어 그곳에서 영화를 자주 봤다. <하나와 앨리스>, <해리 포터> 같은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나만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영화 만드는 덴 영 재주가 없고, 분석은 그나마 나은 것 같아 영화 평론가를 꿈꾸기도 했다. 영화가 좋은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삶을 과장되게 그려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예를 들어, 영화 <원티드>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재수 없는 동료의 얼굴을 키보드로 치는 장면을 들 수 있다. 둘째, 깊은 여운을 준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케빈에 대하여>다. 이전까지 경험할 수 없던 일들, 이를 들어 부모의 학대나 살인할 만큼의 증오를 겅험해보지 못했기도 하거니와 엔딩에 와선 가슴이 먹먹해 며칠간을 잠 못 이뤘다.



OrbitEverAfter_02.jpg


 

마지막은 상상력이다. 작년 겨울 Orbit Ever After라는 단편 영화를 봤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행복의 궤도를 돌았습니다. 정도 된다. 우주선에 사는 남자 주인공이 궤도를 맴도는 여자 주인공을 발견하고,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는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진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과 함께 궤도를 도는 삶을 선택한다. 남자의 선택은 의외성을 가져오는데, 남자의 속력으로 인해 둘은 공전궤도에서 이탈해 지구의 별똥별이 된다는 이야기다.

 

비현실적이고 동화 같지만 현실의 많은 부분을 암시한다. 마치 우주판 로미오와 줄리엣과도 같은 이 영화는 현실에서 사랑을 지켜나가기 어려운 이들을 표상한다. 환경 차이, 주위의 시선 등 때문이다. 영화는 운명을 예감하지만, 사랑하는 순간 살아있는 이들의 표정을 보여주며 끝난다.

 

 

AISFF2019_공식포스터_01.jpg

 

 

이렇듯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다. 또한 우리가 보려 하지 않는 걸 카메라에 담아낸다. 이번 AISFF 2019의 포스터처럼 잔인할 정도로 투명하게 그려내기도, 오브제에 왜곡된 텍스트처럼 과장되기도 한다.

 

아시아나 단편 영화제에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영화들이 많이 소개될 예정이다. 장 뤽 고다르, 스탠리 큐브릭, 그리고 잉마르 베리만 같은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시네마 올드 앤 뉴”,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날 수 있는 “오버하우젠 뮤직 프로그램” 그리고 일본 최대 국제 단편 영화제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컬렉션” 등 생각의 지평을 넓혀줄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는 본선 진출작에 눈이 간다. 뉴필름메이커 본선 진출작 중에는 구례에서의 삶을 다룬 <구례베이커리>(김동찬 감독), 그리고 아빠의 옷장을 열자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플롯의 <장롱 안 호랑이>(오한울 감독)을 보고 싶다. 국내 경쟁 본선 진출작에서는 여선화 감독의 <별들은 속삭인다>, 루돌프 한 감독의 <왜냐하면 오늘 사랑니를 뽑았잖아요>, 그리고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이 기대된다. 플롯도 플롯이지만 제목에 흥미가 가는 작품이 많다.


몇 해 전,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플롯을 짜고 동선과 연출 방향에 어려움이 컸다. 이번 아시아나 국제 단편 영화제에 가면 그 기억이 떠오를 것 같다. 감독들의 수고와 문제의식, 그리고 미장센을 흡수해오고 싶다. 거장의 영화, 그리고 젊은 영화인의 날카로운 시각을 볼 수 있는 AISFF 2019. 오는 10월 31일부터 씨네큐브 광화문과 복합 문화공간 에무에서 만날 수 있다.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 AISFF 2019 -


일자 : 2019.10.31 ~ 2019.11.05

상영시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홈페이지 참고

장소
씨네큐브 광화문
복합문화공간 에무

티켓가격
일반상영작 5,000원
폐막식 7,000원

주최
(사)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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