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 남자가 입는 옷 여자가 입는 옷이 따로 있을까? [패션]

나는 남자 혹은 여자가 아닌, 나로써 나를 입는다.
글 입력 2019.10.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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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이 아닌 나 자신을 입는 것.
앤드로지너스 패션 (Androgynous Fashion)

 



 

남성스럽다와 여성스럽다. 이 두 녀석은 어디를 가도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아닐까싶다.

 
자라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접하다보니 별 감각이 없었다. 몸의 선이 얇다, 하얗다, 허리가 얇다, 부끄러움이 많다. 이런 수식어를 듣거나 볼 때면 자연스레 여자가 떠올랐다. 덩치가 크다, 호탕하다, 겁이 없다. 이런 말들은 자연스럽게 남자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나는 성인으로 자랐고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성별의 구분에 대한 의문점을 가졌다. 그리고 옷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런 궁금증은 나를 따라왔다. 별 것 아닌 사소한 질문들이다. "예를 들면, 남자는 왜 치마를 입으면 안 돼?"같은 것들.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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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HIGHSNOBIETY

 

 

남성과 여성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가 패션이라는 분야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하기가 쉽지는 않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성 정체성 (Gender Indentity)를 거부하고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파괴해 성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크게 여성이 남성적인 모습을 연출하는Female Masculinity와 반대로 남성이 여성적인 모습을 연출하는Male Femininity로 구분 할 수 있다. 여성이 선이 날카롭게 빠진 셔츠나 블레이저 재킷, 버튼 다운 셔츠 등 남성복으로 분류되던 의복을 입어 남성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것 또는 남성이 치마, 몸을 감싸는 실루엣, 실크 소재, 플로랄 무늬, 레이스 장식 등 여성복으로 간주하던 의복을 입어 여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을 통해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던 성별에 따른 스타일에 대한 인식을 허무는 것이 바로 앤드로지너스 패션이다.


패션 업계에 종사하거나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소한 용어겠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일상 속에도 많이 녹아 들어있고 그 역사도 꽤나 오래됐다. 역사적으로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에는 남성들도 새하얀 스타킹 또는 치마처럼 보이는 반바지인 페티코트 브리치즈를 입었다. 1920년대에는 여성들이 보다 나은 핏을 위해 천 따위로 가슴을 압박해 평평하게 보이도록 연출하기도 했고, Paul Poiret이나 Coco Chanel같은 패션 디자이너가 여성용 트라우저를 디자인 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는 Yves Saint Laurent의 Le Smoking Suit가 등장했고 70년대에는 Jimi Hendrix가 하이힐을 신기도 했으며 1980년대에는 여성들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정장을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패션인 Power Dressing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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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Wikipedia, HUNGER, BBC,NPR

  

 

 

WHYDROGENOUS


 

패션이라는 대상에 관해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품질, 어떤 사람은 디자인, 어떤 사람은 제품의 상업성, 또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다. 보통 개성이 중요하다고 말 하면 무조건 남들과 다르고, 독특하고, 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개성은 그렇게 일차원 적인 것이 아니다.

 

패션에 있어 개성은 내가 가진 사고방식, 선호도, 지식, 추구하는 가치 등등 여러가지를 종합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옷을 통해 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자유가 필요하다. 남자는 왜 치마를 입으면 안 되고 여자는 왜 머리가 짧으면 안 되는가. 왜 옷이라는 것에 있어서 남자가 입는 것 여자가 입는 것을 정해두고 개성의 표현에 억압을 둬야 하는가. 그저 성별이라는 요소 하나 때문에 자신의 개성을 좀 더 다양하게 표출하는 것에 제약이 생기는 것이 불편했다.

 

패션이라는 분야에 있어 성별은 중요하지않다. 남자가 입는 옷 여자가 입는 옷이 있는게 아니라 내가 입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이 있을 뿐이다. 정리하자면 "저 남자가/여자 옷 잘 입는다"보다 "저 사람 옷 잘 입는다"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에 앤드로지너스 패션이라는 주제를 이 글의 주제로 선택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THESE ARE ANDROGYN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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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BALENCIAGA, VOUGE

Balenciaga Fall 2019 Ready-to-Wear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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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ALEXANDRE VAUTHEIR, VOGUE

Alexandre Vautheir 2019 Fall Coutur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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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THOM BROWNE, VOGUE

Thom Browne Fall 2019 Mens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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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ALEXANDER MCQUEEN, VOGUE

Alexander McQueen Fall 2019 Ready-to-Wear

 

 

 

HOW TO WEAR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이름이 거창하고, 유명 컬렉션에 등장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서 오직 수십 수백만원 대의 비싼 옷들로만 연출 가능한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h&m, ZARA, MANGO, Bershka 등 소위 SPA 브랜드라 불리는 회사의 제품들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 섹션에 올려 둔 제품들은 전부 그런 저가의 제품들밖에 없다. 가격이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막는 장애물이 되도록 놔두지말자.

 

FEMALE MASCUL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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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BERSHKA, MANGO, BERSHKA

 

MALE FEMINI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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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H&M, ZARA, H&M

 

 

[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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