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잇츠 카인드 어바웃 퍼니스토리 보고나서 [영화]

글 입력 2019.09.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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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고 심심하던 어느 날 그저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이다. 정신 병원이라는 키워드에 꽂혔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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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기대 이상, 아니 보는 내내 좋았다. 보는 내내 계속하여서 좋다. 이러면서 보았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모든 것이 정상처럼 보이는 크레이그의 정신 병원에서의 5일을 그린 영화이다. 그렇다. 그저 그게 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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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크레이그의 자살 시도 상상으로 시작된다. 그러고 자기 발로 정신 병원에 접수를 해서 그는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처음에 그는 본인이 들어온 것에 대해서 후회 아닌 후회를 한다. 다른 사람이 알면 어쩌지? 대학에 못 가면 어쩌지. 이러면서. 자기의 아픔을 알아달라고 정신병원에 간 것이었는데, 막상 입원까지는 상상을 못한 그의 모습에서 내가 비춰져 보였다. 사실 나도 내가 아픈 것을 알아달라고 떼쓰는 중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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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중반으로 갈수록 크레이그가 점차 정신병원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저 그 정신 병원의 5일을 보여줄 뿐이다. 관객에게 딱히 이래라 저래라 하는 모습이 아닌, 가르치려는 모습이 아닌, 치료 수업을 통해서 그는 그가 갖고 있는 미술에 대한 재능도 알게 되고, 공부 뿐 아니라, 그동안 그가 하찮게 여기던 음악 같은 것도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영화 속의 여러 인물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정신 병원에 들어온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여러 번 자해를 한 노엘, 여러 번의 자살 시도를 한 밥,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그의 룸메이트 무드타, 등 여러 인물들의 각자의 사연이 엄청나게 밝혀지지 않지만, 그들은 각자 이유를 갖고 들어왔다.


남들이 보면 심각한 이유들. 크레이그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런 사연도 없고 평범한 집안에서 어떻게 보면 행복한 집안에서 좋은 명문 학교를 다니고 성적도 나쁘지 않다. 차라리 그는 생각한다. 내가 사연이 있으면 좋겠다고. 이 장면을 볼 때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내가 생각하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말이었다.

    

나도 누가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고민 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뭐 속을 들여다보면 크레이그처럼 무엇인가 있기는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무시하면 되는’ 고민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약간 배부른 소리하네? 정도. 그래서 남들에게 나의 아픔을 말하기가 굉장히 무서웠다. 그래서 더 아프다고 알아달라고 투정을 부리면서, 나의 아픔의 정도를 알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가 이렇게 아파. 이런 식으로. 남들에게 공감을 사고 싶었지만, 함부로 말하기에는 나의 사연이 별 거 아닌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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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내내 생각했다. 진짜 정상이라는 것이 뭘까? 무엇을 위해서 나는 열심히 사는 것일까? 왜 자꾸 나를 미워하는 것일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 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그 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나는 늘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 바꿀 수 없는 무언 가에 집중하고 거기에 힘을 쏟아서 스스로를 더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무작정 갖고 있는 것을 찾아서 행복하자 이런 내용이 아니라 좋다. 그냥 나를 나답게 살자. 그게 어려운 사람도 있고, (사실 이 분야의 최고는 나이다.) 앞으로도 어려울 수도 있다. 그냥 살기. 나로 살기.

     

나도 크레이그처럼 어릴 때부터 내가 못하는 것에 집중하여서 나를 미워하기만 했기에. 이 영화가 더욱 더 공감이가고 마음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냥 뭔가를 ‘잘’ 하지 않아도 내가 그냥 하면 안 되나. 뭔가 위대한 것이 있지 않아도 그냥 살면 안 되나.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그저 사랑해라. 이런 것은 아직 나에게 너무 어려운 소리이다. 남들은 네가 가진 것을 부러워해. 라는 말도 나에게는 어렵다.


그저 가르치는 말 같다. 위에서는 가르치는 말이 없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보니까 약간은 이 것도 가르치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게 강요 같지 않아서 영화가 좋았다. 그냥 이런 방법도 있어. 라는 소개 같달까. 마지막 장면은 그저 그로서 살아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보는 내내 나도 그럴 수 있을까? 그런 것을 보면 슬퍼진다. 앞으로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저 살아가는 것. 그냥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능할까? 크레이그는 너무 나 같지만, 나랑 다른 점은 그는 그런 방법을 알았다는 것이고, 나는 아직도 실행하지 못 한다. 그는 해냈지만, 나는 알고 있음에도 행함을 하지 못 한다. 그는 용기가 있지만, 나는 용기가 없다.

 

방법을 알아도 실천하기가 어려운 현실. 어쩌면 나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안 살려고 하면 내가 변해야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 무엇인가가 뭔지도 모르겠고, 실행하기에는 그저 무섭다.

     

그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여기에 며칠 있었다고 이렇게 변한다고? 아니 그저 살아갈 뿐이라고. 영화는 그렇게 말한다. 그래 나도 그냥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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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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