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북튜브의 선구주자가 말하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글 입력 2019.09.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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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에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무인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유튜브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혁명과도 같은 정보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여전히 성장 중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통령’, ‘우주비행사’라고 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요새는 전부 ‘유튜버(또는 크리에이터)’라고 대답한단다.

누군가에게 평소에 어떤 유튜버의 영상을 즐겨보냐고 물으면, 거의 겹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게임, 뷰티, 음악, 브이로그 등의 큰 카테고리가 같을 순 있다. 그러하더라도 한 카테고리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의 수는 너무도 많다. 이제 사람들은 개인의 취향에 꼭 맞는 유튜버의 영상을 골라서 감상할 수 있다. 그만큼 유튜브 시장은 커졌고, 이 사실은 유튜브에 도전하려는 자들이 들어갈 자리가 너무나 비좁다는 말이기도 하다.

게임 플레이 영상, 댄스 스튜디오의 안무 영상, 아이돌의 직캠, 음악 감상 등 수많은 영상 중 책을 다루는 영상, 이른바 ‘북튜브’를 즐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장 필자의 주변만 해도 필자 본인을 포함하여 한 명밖에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유튜브에서 ‘북튜브’가 썩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독서 인구가 매년 꾸준히 줄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니다. 그 대답은 바로 이 책의 부제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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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책은 읽을 수 있는 활자 매체다. 영상은 보고, 들을 수 있는 시청각 매체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는 나조차도 책은 책대로, 유튜브 영상은 유튜브대로 즐기곤 했다. 이는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뷰티 유튜버의 영상을 보거나,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게임 방송 유튜버의 영상을 즐겨보는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필자 또한 문득 “유튜브엔 이렇게나 다양한 컨텐츠가 있는데, 책을 다루는 유튜버는 왜 많이 없을까?” 의문이 든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책을 읽어주기엔 오디오북과 다를 게 없고, 말 없이 책을 보여주기엔 전자책과 다를 게 없고, 책을 추천하기엔 유튜브로 읽을 책을 검색하는 사람이 극히 적어서가 아닐까하고 스스로 결론지어버리곤 했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의 저자 김겨울은 책과 영상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조합으로 북튜버의 대명사가 된 유튜버다. 그의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은 이름대로 책을 다루는 채널이다. 김겨울은 100만, 20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들에 비해 10만이라는 다소 적은(물론 구독자 10만은 절대 적은 것이 아니다)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다.

그럼에도 뉴스 인터뷰를 하고, 신문 한 면을 차지하고,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이유는 아마도 책과 영상의 결합을 시도해 유튜브 시장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생존했다는 점일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구독자 수 대비 강연을 가장 많이 하는 유튜버가 본인일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할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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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서점의 책 리뷰 영상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나가고 있는 유튜버로서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다른 이에게 공개하는 것은 더 어려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본인만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저자는 유튜브 영상 기획을 하는 법부터 그 이후까지의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책에 적어두었다. 굳이 북튜브를 하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유튜브 영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대강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정말 책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키려면 컨셉, 주제와 더불어 타깃층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저자 또한 채널 ‘겨울서점’을 만들 때 이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었으리라 예상한다. 그는 본인의 채널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껏 보여주는 곳’이 되기를 바랐다.(그는 이를 ‘책 유토피아’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또한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과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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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알라딘' 굿즈 리뷰 영상


‘겨울서점’의 영상 중 책 리뷰 영상, 작가 인터뷰 영상, 책 낭독 영상 등은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을 위한 영상일 것이다. 반면에 책장 공개 영상, 북튜버의 일주일 브이로그, 북클럽 굿즈 리뷰 영상 등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의 영상들이다.

그중 나만의 독서 루틴 영상, ~할 때 읽은 좋은 책 추천 영상 등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책을 읽어보게끔 만들 수 있는 영상이다.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종류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에서 저자는 정말 아낌없이 자신의 비법을 공개한다. 북튜버로서 영상 기획은 어떻게 하며, 컨셉은 어떻게 짜고, 심지어 어느 요일에 촬영을 해 어느 요일에 편집을 끝마치는지까지 적혀있다. 이는 특히 북튜브를 시작하려는 이들에 관한 조언에서 더욱 돋보인다.

어쩌다보니 북튜버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지만, 꼭 본인과 방향성이 같을 필요는 없다며 컨셉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쉬지 않고 15분 동안 독서하기 챌린지’, ‘유명한 스테디셀러 10쪽 읽기 챌린지’, ‘열흘 동안 매일 독서하기 느낀 점 말하기’ 같이 아주 자세한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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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렇게 북튜브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북튜브 시장이 더욱 폭넓고 다양해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대로 베스트셀러만 공략하는 채널, 책을 소재로만 이용해 지식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 어려운 책을 해설하는 채널 모두 북튜브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북튜브가 ‘겨울서점’말고도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은 구독자인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적당히 얻은 지금의 유명세에 만족하지만 그만큼 악플이나 새로운 주제에 대한 부담감, 편집을 위한 노동 등 솔직한 이면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북튜브를 시작하고 싶은 분께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책, 그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책,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유튜브 성공의 비법서로, 누군가에게는 프리랜서의 눈물의 일기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튜버를 꿈꿨던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되레 생각을 접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책을 만들고 파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게 될지도 모르죠. ···중략··· 책에 관한 유튜브 채널을 하듯 유튜브에 관한 책을 쓰고야 마는 독자가, 마음을 담아 씁니다.


2019년 여름

김겨울

- 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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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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