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도서]

겨울서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김겨울입니다
글 입력 2019.09.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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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검색도 유튜브로 한다던데 너희도 그러니?


얼마 전 강의 도중 교수님께서 불쑥 이런 질문을 하셨다.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이 하나 둘 고개를 끄덕이자 교수님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되물으셨다. 아니, 도대체 왜?


고개를 끄덕인 학생 중 한 명으로서 ‘요즘 애들’을 한 번 대변해보자면, 우선 검색엔진은 무엇이 홍보고 무엇이 진정성 있는 리뷰인지 판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그 뿐인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 한참 스크롤을 내렸는데 포스팅이 이모티콘과 함께 ‘저도 궁금해지네요~*^^*’라는 식의 결말로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유튜브에서는 내가 신뢰하는 인플루언서를 기준으로 단기간에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상을 통해 익숙한 유튜버의 설명을 듣는 게 훨씬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평소 휴대폰 배터리의 70%를 유튜브로 소모할 정도로 ‘요즘 애들’인 나는 책도 좋아하긴 하지만 독서를 하는 도중에도 좀처럼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악습관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 말고 하는 딴짓이란 대부분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읽고 있는 책 제목을 검색해보는 것이 전부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겨울서점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신뢰하는 북튜버의 속사정을 듣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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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김겨울 작가의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은 북튜브를 개설하고 운영하며 터득한 모든 팁과 썰이 담긴 북튜브 가이드북이다. 작고 컴팩트한 외관이지만 보이는 것과 다르게 안에는 실용적인 정보와 현실적인 고충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평소 애정을 갖고 즐겨보던 채널의 운영자가 들려주는 이런저런 디테일한 운영실정을 듣고 있으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뼛속 깊이 이해하게 된다.



결국 겨울서점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껏 보여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책 유토피아’를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곳이지요.


p49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 걸쳐 겨울서점의 컨셉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또 어떤 요소들이 채널을 운영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고 실용적으로 설명한다.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북튜브’라는 장르에 도전하기 쉽도록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풀어내는 전반부는 거의 북튜브 바이블에 가까울 정도의 깊이를 자랑한다.


그러나 겨울서점의 ‘독자 여러분’ 중 한 명으로서 읽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은 이런 실용적인 팁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채널 겨울서점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 속에서 완성된 장소인지 한 줄 한 줄이 감당하기 벅찰 정도로 절절하게 와닿는 역사서였다. 그 숱한 노력이 실용서처럼 쓰인 글임에도 불구하고 활자 구석구석에서 배어나와 자꾸만 읽다가 책을 덮고 허공에 ‘겨울님…’ 하며 울먹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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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만약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고 노력하다 실패하고 결국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 시도의 경험은 반드시 자신을 지켜주는 어떤 빛으로 남으리라 생각합니다.


p126


내가 겨울서점을 구독하며 보낸 2년 간 서점에만 들어가도 김겨울 작가의 목소리를 환청처럼 들으며 그가 추천한 책을 홀린 듯이 뒤적이는 버릇이 생긴 이유는 아마 영상 하나 하나에 눌러 담은 책을 향한 사랑을 나도 어렴풋하게 전달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책 뿐만이 아니다. 나는 저자를 따라 이북리더기를 구입했고 북클럽의 회원이 되었으며 올해부터는 만년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젠 택배도 요령 좋게 잘 뜯으며 버킷리스트에 ‘대화하면서 연필 깎을 수 있는 사람되기’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심지어는 ‘빨간책방’을 따라 좋아하게 된 것도 모자라 직접 팟캐스트 채널을 개설하기까지 했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유튜버가 빛나는 눈으로 영업을 시도하는 데 이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되겠는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출간되는 족족 저자의 책을 사고 블로그로든 인스타로든 저자의 소식을 수시로 받아보는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일절 없다.



언제나, 늘, 무언가를 무마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됩니다. 저도 그런 축복 속에서 삶을 견디어 나가는 것입니다. 저도 제 자신에게 무엇이든 무마할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혹시나 이 책을 읽고 유튜브를 시작하는 분이 있다면, 이 말이 용기가 되기를 빕니다.


p148


워낙 좋아하는 채널인지라 리뷰가 통째로 러브레터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이미 우려가 현실이 된 것 같다. 지독한 책덕후가 건설한 책 유토피아에 길 한번 잘못 들었다가 보는 사람에서 읽는 사람, 쓰는 사람, 말하는 사람으로까지 변화한 사례가 여기에 있다. 겨울서점이 채널 개설 이래 처음으로 4주 간의 휴지기를 시작한 지금, 나는 기다리는 이 시간조차 그가 영업한 책을 읽느라 바쁘고 즐겁다.





[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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