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가능은 결국 가능이다 : 에릭 요한슨 사진展

글 입력 2019.08.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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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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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라는 말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도착했으나 눈 앞에 펼쳐진 사람들의 수에 방금까지의 느긋함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몇 달 전 대림 미술관에서 대기표를 뽑아 한 시간 넘는 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이 스쳐 지나가는 동시에 다른 미술관도 아니고 예술의 전당에서, 그것도 1층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전시를 기다리고 있음에 놀라는 순간이었다.


아마 ‘에릭 요한슨’이라는 사람을 잘 알지 못했음에도 몇 가지 작품만 보고 발걸음을 결정했던 나의 모습과 그들의 마음 또한 같았을 것이다. 원래 달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왔던 작품, <Full Moon Service>는 관람의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주었다.


사진의 색감, 달이 발광하는 모습,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예측이 어려운 인물들 등 사진의 미적인 요소에 궁금증까지 더하는 작품이었다. 학창시절 같이 달 사진을 찍고 사진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던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IMPOSSIBLE IS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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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그를 우리가 아는 보통의 사진작가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작가의 작품들을 예상한다면,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을 카메라의 렌즈로 그대로 담아낸 아름다움을 떠올릴 것이다. 가끔 그들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우리가 공존해 있는 세상인가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이처럼 전에 관람했던 몇 번의 사진전을 기반으로 예상하며 방문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여러 번의 편집을 걸쳐 철저히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순간을 담아내는 카메라의 기능을 활용하기보다는 하나의 창작물로서 존재하기 이른다. 한 장의 사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여러 사진들이 합쳐지고 변형되어 비로소 그가 생각하는 세상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상은 에릭 요한슨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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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 사진들이 다 있다. 큰 시계 몇 개를 이고 가는 남자의 모습, 산 위의 큰 돌이 곧 굴러떨어질 것 같은 마을, 무중력의 상태에 있는 잠든 소녀의 방 등 현실에 한계를 두지 않았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이 시각화 되어 우리 눈 앞에 펼쳐졌다.


이런 작품들의 공통점은 현실에서 가능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의 털을 깎아 구름이 될 리가 있겠나. 들으면 터무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의 작품들은 그런 일이 진짜 일어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을 부렸다.


그는 말한다. 상상 하라고. 상상력을 키우라는 한 가지 주제로 전시장에는 문구들이 끝없이 적혀있으며 가끔 어떤 문구들은 마치 유치원 때로 돌아가 상상 공부를 배우는 느낌을 부여한다. 동심과 상상력은 비례하는 것일까. 이제는 상상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현대 사회이지만 분명 동심으로 가득했던 어릴 적 가지고 있던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그는 사람들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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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사진 옆 몇 화면에서는 에릭 요한슨이 작업하는 모습과 실제 촬영 현장, 소품을 제작하는 과정 등이 담겨있는 영상들을 보여준다. 부러웠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상상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그의 능력에 대해 부럽다는 마음이 컸다.


무려 포토샵에는 150개가 넘는 레이어가 존재했고 레이어 하나하나에 효과를 주고 조정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친구와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사실 작업 영상을 보고 작품을 보니, 어떤 것을 개별적으로 촬영했겠구나 싶었던 것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전시장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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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한참 기다리고 입장한 덕분에 관람 역시 차례대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가능했다. 전시장은 대체적으로 낮아 아기자기한 모습을 띄었고, 그리 크지 않은 전시장에 사람들이 끝없이 들어오고 움직였다.


원래 그림에 집중하고 하나하나 뜯어보는 편이라 사람 많은 전시장을 딱히 선호하지는 않지만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가벽의 색 활용과 그림 주변에 네모난 조명을 쏘아 액자와 같은 시각 효과를 준 것은 가히 성공적인 전시 장치였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 상상 속 세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전시장의 전체적인 무드에 가벽 색의 채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위에 언급했듯이 조명을 매우 잘 쓴 전시라고 생각되는데, 자세히 보니 조명에 네모난 필터를 설치한 것 같았다. 자연스레 조명은 그림보다 조금 크게 형성되어 빛나는 동시에 액자 역할을 수행한다. 전체 조명이 밝지 않았기에 작품이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섹션 소개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은 모두 창의적으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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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황금 같은 토요일 낮, 예술의전당 1층에 모인 이유를 납득할 만하다. 상상력이 넘쳤던 아이로 돌아가는 느낌을 줄 뿐더러 그의 포토샵 작업 내역들이 보일 때마다 현실을 왔다 갔다 하게 해준다.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새로운 것을 상상하는 능력을 잠시 잊고 있었다면 에릭 요한슨이 펼쳐낸 상상의 세계로 잠시 빠져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달_700.jpg
 


에릭 요한슨 사진전
- Impossible is Possible -


일자 : 2019.06.05 ~ 2019.09.15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2,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 13세) 8,000원

주최/주관
씨씨오씨

후원
주한스웨덴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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