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마음으로 연극을 관람했다.
분명 웃으면서 바라볼 수 있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나는 웃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하고 마음이 안좋았다. 언제부터 여성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적 기준에 맞춰서 살아야 했을까?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연극을 본 다른 관람객들은 어떤 관점으로 연극을 바라봤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두 명의 여성들이 쉬지 않고 옷을 입고 벗는 장면이 나온다. 끝없이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쓴다. 그렇게 옷을 고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옷을 입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지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쓴다.
나를 꾸밈에 얽매이게 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극을 보면서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래들을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 여성을 평가하는 노래가 정말 많았다. 심지어 과거에 내가 즐겨 듣던 노래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 연극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도 여성의 꾸밈을 요구하는 느낌이라 불편했다.
이 연극 속에서 꾸밈에 뒤처지거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범죄에서 여성들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두 명은 서로에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는 우리가 평소에 꾸밈으로 신경 쓰고 있었던 현실이었다. 목과 다른 얼굴색, 눈썹 모양, 입술 색깔, 그날 입고 나간 옷 등 타인의 행동에 과한 관심을 가지고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