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틀에서 벗어나기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글 입력 2019.08.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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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마음으로 연극을 관람했다.


분명 웃으면서 바라볼 수 있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나는 웃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하고 마음이 안좋았다. 언제부터 여성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적 기준에 맞춰서 살아야 했을까?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연극을 본 다른 관람객들은 어떤 관점으로 연극을 바라봤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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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여성들이 쉬지 않고 옷을 입고 벗는 장면이 나온다. 끝없이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쓴다. 그렇게 옷을 고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옷을 입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지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쓴다.


나를 꾸밈에 얽매이게 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극을 보면서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그 노래들을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 여성을 평가하는 노래가 정말 많았다. 심지어 과거에 내가 즐겨 듣던 노래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 연극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도 여성의 꾸밈을 요구하는 느낌이라 불편했다.


이 연극 속에서 꾸밈에 뒤처지거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범죄에서 여성들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두 명은 서로에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는 우리가 평소에 꾸밈으로 신경 쓰고 있었던 현실이었다. 목과 다른 얼굴색, 눈썹 모양, 입술 색깔, 그날 입고 나간 옷 등 타인의 행동에 과한 관심을 가지고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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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새 뷰티 운동'이 등장한다. 살을 빼기 위한 프로그램, 다양한 메이크업을 배우는 수강생들. 이 범죄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 그저 아름다움에 집착한다. 아름답지 않으면 반성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반성을 해야 할까?

그렇게 이 범죄의 가해자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를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아름다움을 요구하는 장면들이 괴기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에서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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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뷰티 운동은 과해지면서 결국 그 속에서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런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않지만 마지막에 주인공 둘은 그 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처음에는 두려워하지만 한번 그 틀을 벗어나면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이렇게 용기를 낸 두 여자는 아마 그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결국 아름답지 않은 여성을 납치해간다는 사건은 자연스럽게 다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성들의 꾸밈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들이 많은 연극이라 현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다.

꾸밈에서 자유로운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당연한 사실을 용기 있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나는 그렇게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은 그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려고 하지만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와 같은 연극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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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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