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동심 속에서 행복 찾기 -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

글 입력 2019.07.3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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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이름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접했던 기억이 난다. 분명 이번 전시 말고도 다른 전시를 했던 걸로 알고 있지만 크게 관심이 없어 가보진 않았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체를 가지고 있어서 어린아이들을 타게팅 해서 만든 전시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있었지만 두 번째로 전시가 열리게 된 걸 알게 되니까 작가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른인 내가 관람을 해도 괜찮은가? 생각이 들었었지만 가보고 나니 기분이 조금 색달랐다. 마치 잃어버렸던 동심을 찾아낸 것과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앤서니 브라운 작품을 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전공했던 게 아동 관련이다 보니 아동 도서 쪽에서 접해 본 적이 있는 그림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가장 유명한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너무 익숙해서 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했는데 알고 보니 사촌 동생이 어렸을 적에 보던 책이었다. 그만큼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작가는 내 주변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있던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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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행복극장이라는 부제목을 가지고 있다. 이 부제목에 걸맞게 정말 극장처럼 만들어놓은 공간도 많았다. 전시를 보러 가면 배우러 간다고 생각하고 많이 가는 편이지만 이번 전시는 뭔가 따뜻하면서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전시다 보니 오히려 힐링하는 느낌으로 전시를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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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는 고릴라가 많이 등장을 한다. 우리는 친구라는 책 속에서도 나오지만 킹콩 영화를 단편으로 다시 만들어 낸 작품도 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었다. 고릴라에는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고 하는데 때로는 무겁고 진지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풍자나 역설을 그림책만이 보여 줄 수 있는 기발한 상상력과 갖가지 즐거운 요소로 절묘하게 표현한다.

그 의미를 나름 재해석해서 보면 '고릴라 = 사람' 과 별다를 바가 없음을 느껴 보면서 동물의 모습으로 우리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해석을 했다. 리틀 뷰티라는 제목처럼 킹콩이라는 거대하고 강한 존재가 결국 작고 예쁜 것들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표현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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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초현실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장치를 사용해 재미를 더해준다. 실제로도 르네 마그리트나 살바도르 달리, 조르조 데 키리코 등 초현실주의 화가들을 좋아해서 초현실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초현실주의 기법을 통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표현하며 자극하게 되관람객들이 거울 속으로 들어가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상징과 숨은 그림 찾기 등 신비로운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실제로도 거울이 놓여있는데 거울이라고 하는 공간은 비추어주는 물건으로 거울 속의 세계는 어린 시절 곧잘 상상하곤 했다.

초등학교 때는 거울 속 내가 나를 잡으러 온다는 무서운 상상도 유명했었고 밤에 거울을 보면 귀신이 보인다는 중 거울에 대한 환상이나 이야기는 많은 것 같다. 실제로도 어린아이들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신기하게 생각해서 거울로 놀이를 한다고 하니, 그에 따른 상상력들이 생겨나는 공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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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아마 초반에서도 말했듯 앤서니 브라운을 알게 된 작품이다. 앤서니 브라운에게는 아버지의 기억이 좋은 모습으로 표현이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의 모습을 멋지고 따듯하면서도 유머스러운 그림으로 표현을 한다.

과장해서 소개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가 어릴 적 느끼던 척척 박사에 슈퍼맨 같은 모습이다. 가족들 간의 관계를 표현 함으로서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나타는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가족의 따뜻함이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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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은 수많은 책을 직접 썼다. 그중에서 다른 작가들이 쓴 9권의 책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기도 했는데 그의 그림들은 이야기의 단서들과 수수께끼처럼 얽혀있다. 국내에서는 보지 못한 예술성 뛰어난 다수의 작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여러 그림들을 볼 수 있는데 작가는 세세하고 깊은 묘사를 원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은 묘사가 적어도 느낌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하니 그 특정 상황이나 순간을 시작화해서 그린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가의 요구에 100% 만족스럽게 맞춰주기는 어렵지만 본인의 개성과 스타일을 잘 살리는 방법으로 진행했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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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술관이라는 이름처럼 작은 미술관이 눈에 보였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이지만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하기만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명화 작품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들인데 어린아이들이 명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 같은 공간이다.

미술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놓은 것 같은데 다양한 상징적인 의미를 숨겨 놓아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미술관을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 놓는다. 심지어 다른 그림 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작품도 있어서 그림을 보는 중간중간 심심하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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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윌리의 꿈이라는 공간이다.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 책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인공이다. 침팬지로 포현 된 이유를 보니 인종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그 인물에 대입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차별이나 고정관념을 가르치지 않기 위한 장치로 해석이 되기 때문에 더욱 대단해 보였다. 윌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닮았다. 그래서 윌리의 모든 행동과 경험은 아이들을 늘 대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위의 작품 중에서 가장 눈에 띈 한 작품을 골라보자면 바로 아래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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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부랑자가 된 윌리의 모습이다. 윌리의 그림 아래에는 바나나 모양의 빈 통이 놓여 있다. 그 안에는 돈이 들어있는데 실제로 관람객이 두고 간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윌리는 무엇이든지 되지만 실제 현실은 배고프고 가난한 아이였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윌리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연약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면서 어린아이의 무한한 꿈을 어른들이나 사회, 그리고 주변이 그걸 막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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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간중간 이렇게 포토존을 두고 있는데 마치 내가 윌리가 되어 그곳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포토존을 통해 책과 현실의 사이의 벽을 허물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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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들던 공간이었다. 큰 벽화에 천장에는 모형 새들이 날고 있었다. 이 옆에는 선풍기가 있어서 바람이 나오는데, 마치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들었다. 새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더불어 그 앞에는 나무로 만든 큰 조형물이 있었기에 신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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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에릭 요한슨 전시에서 알게 되었지만 자연은 초현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자연을 왜곡하고 비틀고 하는 게 자연이 주는 무한한 세계, 그리고 그 공간에서 많은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상상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공간에서 미지의 곳을 탐험하고 헤쳐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들을 담아낸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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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꼬마 곰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마술연필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독자들은 다음 장면에서 어떤 것을 그려 줄지 호기심을 갖는다. 꼬마곰이 가지고 있는 마술 연필은 아마 어린 시절 상상해봤을법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으로 뭐든지 다 이룰 수 있는 마법의 연필! 이 연필 모양부터 해서 디자인은 실제로 아트숍에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구매 욕구가 높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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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행복 도서관으로 앤서니 브라운의 원서와 한글판, 최신작까지 모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공간이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에 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후에 보아도 좋았지만 전시를 관람하고 나서 그와 관련된 책을 읽어보니 훨씬 좋았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이 바로 전시장에서도 볼 수 있었고 마치 정말 책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들어서 책을 먼저 읽고 관람한다면 훨씬 재미있게 관람했을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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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공간에 있었던 건 앤서니 브라운의 올해 신작 ‘Little Frida’ 원화였다. 프리다 칼로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여성 작가 중에 하나이다. 이 작가의 고통, 아픔, 치유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 존경하던 그녀의 모습을 어린아이들에게도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의 시각에서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여러 작품을 남긴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었던 작은 동심이 이번 작품을 통해서 떠올라 상상하고 생각해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 전시였다. 어른 아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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