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혐오가 칼을 갈았을 때 - 레라미 프로젝트 [공연]

글 입력 2019.07.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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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연극 <레라미 프로젝트>가 다시금 그 막을 열게 되었다.


극단 실한이 선보일 <레라미 프로젝트>는 실화를 담아낸 연극으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살해 당한 매튜 쉐퍼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날카롭게 꼬집어낸 작품이다.


8명의 극단원들은 무대에 올라, 범죄가 일어났던 레라미 마을의 주민들이 될 것이다. 가해자, 피해자의 부모, 마을의 종교인, 피해자의 친구까지, 각기 다른 방향성을 지닌 인물들이 과연 어떤 증언을 할 것이며, 무엇을 두둔하고 무엇을 해명할 것인지 기대되는 바이다.




이것이 문제작인 이유

여전히 혐오가 만연한 사회



21살 청년 매튜 쉐퍼드는 1998년 미국 와이오밍주 레라미에서 오직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살해의 대상이 되었다. 게다가 울타리에 묶인 채 폭행당하여 죽음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가해자들의 무자비한 잔인성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잔혹한 범죄에 미국 전역이 큰 충격에 휩싸였고, 결국 2009년에 이르러 “매튜 쉐퍼드 혐오방지 법령”이라는 혐오범죄 보호법이 만들어지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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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이면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시점이다. 20년은 한 인간이 완전한 성체로 자라날 수 있는 정도의 긴 시간이며, 심지어 우리는 그 사이에 세기의 바뀜도 겪을 수 있었다. 마치 <레라미 프로젝트>는 그것의 시간적 배경만 고려한다면, 우리와는 동떨어진 시대의 산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때는 그런 야만적인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구나”,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말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나 법이 제정되고, 또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연극으로 만들어져 우리 앞에 선보였을 때 이것이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면,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유의미하다는 뜻이 된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유명인들이 커밍아웃하는 것과 별개로, 아직 우리 사회엔 동성애 혐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것은 약 3년 전 유튜브에 ‘러시아에서 남자 두 명이 손잡고 다니면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으로 업로드 된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지 성인 남자 둘이 손을 잡고 걷는다는 이유만으로 두 남자는 온갖 시비에 시달리게 된다. 폭언을 하고 어깨를 치고 가거나, 심지어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정말 위협적인 언행을 하고 금방이라도 폭력을 행사할 것 같은 액션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은 문화적 차원에서의 차이 때문인지 몰라도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혐오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익명의 공간인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는 ‘똥꼬충’과 같은 동성애 혐오 표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구글 검색창에 ‘똥꼬충’을 입력하면 무려 그 검색 결과가 약 659,000개나 된다. 비록 혐오가 살인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해도, 혐오의 부차적 산물인 비속적 표현들은 이미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극단 실한이 보내는 시선

청년들은 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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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실한은 2018년 3월 첫 작품 <레라미 프로젝트>를 선보인 후 그 해 11월, ‘자이니치'(재일동포)를 다룬 작품 <혼마라비해?>를 상연한 바 있다. 우리가 바쁜 삶 속에서 좀처럼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소외된 인간들’을 향해 눈을 돌리는 극단 실한에게, 앞으로의 움직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청년들이 모여 꽃피운 힘 있는 외침, 그 시작에 있었던 <레라미 프로젝트>를 이번에 보게 된 것은 큰 행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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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라미 프로젝트
- The Laramie Project -


일자 : 2019.07.13 ~ 07.28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가격
전석 35,000원

제작
극단 실한

기획
두산아트센터, 극단 실한

관람연령
14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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