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초초상의 못다 핀 사랑 -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

글 입력 2019.06.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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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노블아트오페라단 참가작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


2019년 5월 31일(금) - 6월 2일(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노블아트오페라단이 선보인 <나비부인(Madame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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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이 무대에 올랐다. 2019년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맞이하여 노블아트오페라단이 선보인 <나비부인>은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신선섭 단장은 “오페라 <나비부인>은 국내외 최고의 성악가들과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오디션을 통과한 차세대 젊은 성악가들과 함께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젊음의 열정을 더해 대중의 가슴을 울릴 격조 있고 소통이 있는 오페라로 재탄생할 것을 자신합니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나비부인>은 신선섭 단장이 미리 밝힌 바와 마찬가지로 젊음의 열정을 바탕으로 대중을 가슴을 울린 공연이었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원작의 가치와 의도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현대화된 무대에 맞게 작품을 동시대의 흐름에서 풀어냈다. 이국적인 신비함과 세련된 어법을 무대와 의상에 비중을 두어 표현한 것이다. 또한, 풍성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연출로 오페라가 생소한 이들, 오페라를 향유하는 관객들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국내외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예술총감독 신선섭 단장, 김숙영 연출,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장윤성 지휘자를 중심으로 제작이 되었다. 출연진으로는 빈 폭스오퍼 주역가수를 역임한 소프라노 한지혜와 오페라 페스티벌 오디션을 통과한 소프라노 이다미가 초초상역으로, 메트로폴리탄 주역 가수 테너 신상근을 핑커톤역으로 출연하였다. 유수의 출연진을 통해 이탈리아 오페라의 음악적 진수를 선보인 것이다.

 



초초상의 못다 핀 애절한 사랑, <나비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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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나비부인>의 작품으로 들어가 보자. 오페라 <나비부인>은 1904년 자코모 푸치니가 스칼라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전막 3 막 구성의 비극 오페라다. <나비부인은> 이른바 푸치니의 3대 작품으로 <토스카>, <라 보엠>과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다.

 

푸치니는 베르디의 뒤를 이은 오페라 작곡가다. 그러나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수를 고수한 베르디와는 다르게 당시 변해가는 흐름을 읽어낸 인물이다. 베리즈모(진실주의)를 파악하고, 20세기를 맞이하여 등장한 새로운 양식도 받아들이면서 근대 오페라의 문을 열었다. 이러한 푸치니의 작품은 애절한 선율과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본을 바탕으로 한다. 더욱이 여성 인물에 대한 감성적인 묘사는 보는 이들이 인물에 대한 공감과 애수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오페라 <나비부인> 속 초초상은 비극적 인물의 정수다. 미국 해군 핑커톤은 집안이 몰락하여 기녀가 된 15세의 나비 아가씨, 초초상과 결혼을 한다. 그러나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핑커톤은 미국으로 떠난다. 하염없이 남편을 기다리는 초초상은 어느 날 핑커톤이 입항하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주변에서 권유하는 재혼의 유혹도 뿌리치고 핑커톤을 기다렸건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소식은 둘 사이에서 난 아이만 데려가겠다는 비참한 통보뿐이다. 또한 그에게는 미국인 부인 케이트가 따로 있다. 뒤늦게 핑커톤의 모든 것을 알아버린 초초상은 케이트에게 제 아들을 맡기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단도로 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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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으로 구성된 <나비부인>은 사랑에 빠진 초초상의 비극적인 말로를 보여준다. 1막에서는 핑커톤과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행복한 순간을 묘사한다. 그러나 핑커톤이 떠난 2막부터는 홀로 긴 시간을 기다리는 초초상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살 정도로 변한다. 돌아오지 않는 초초상을 기다리는 애절한 모습은 3막에 이르러 고조된다. 모두가 말렸지만, 뒤늦게 핑커톤의 진실을 안 초초상은 스스로 죽음에 이르는 길을 택한다.

 

행복은 짧고, 이별의 순간은 이리도 길다. 결국 초초상은 영원한 이별의 길을 택했다. 살아 있는 순간 지켜볼 나날들이 죽음을 통해 단절되는 것보다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이러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초초상이 행복해졌을까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쉽게 긍정의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는 핑커톤에 의해 박제된 한 마리의 나비기 때문이다.


1막에서 핑커톤은 초초상에게서 이국적인 체취가 나서 좋다고 한다. 핑커톤에 있어 초초상은 이국적인 체취를 풍기는 낯설고도 낯선 오묘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나비를 박제시키는 풍습이 있는, 그것을 통해 탐미를 느끼는 곳에서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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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집안의 기녀, 저 먼 동양의 소녀, 사랑이란 이름으로 정복할 수 있는 여인, 이 모든 것은 초초상에 투영된 핑커톤의 어긋난 시선이다. 물론 작품에서는 동양의 애절한 선율과 화려한 배경을 통해서 그것마저도 사랑의 순간으로 표현된다.


그럼에도 <나비부인>은 초초상이라는 개별 인물을 통해 본다면 오리엔탈리즘이 투영된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남성 중심적인 시선에서 초초상은 결혼과 재혼에 있어서 스스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수동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이것이 아름다운 선율과 배경 속에서도 초초상의 말로가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나비는 훨훨 날아 어디든 갈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핑커톤에 투영되어 반사된 초초상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녀 또한 핑커톤이라는 낯선 서양의 남자에 매료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그렇게 어긋난 사랑의 길은 자신이 품고 다니던 단도로 자신을 찔러 죽이는 비극을 만든다.


못다 핀 초초상의 사랑은 푸치니의 선율과 이국적 배경을 통해서 더욱 고조된다. 꺾여버린 나비의 날갯짓은 이별의 순간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던 여인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로 표현된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시리게 아름다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애수를 느끼게 만드는 푸치니의 역작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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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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