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푸치니의 명작, 오페라의 고전 ‘나비부인’

글 입력 2019.05.22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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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거의 1년 만이다. 이번에는 <나비부인>이라는 고전 작품으로 만나게 되어 우선 반가운 마음이 컸다. 숱한 음악 교과서들에 실리고 푸치니의 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나비부인>까지는 봐야, 내가 잘 모르고 약하기도(?) 한 오페라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비부인>의 줄거리가 원작의 가치와 의도를 살리면서 현대 관객의 정서와 맞게 재탄생했을지 궁금했다.

    


Synopsis.


일본 나가사키에서 미국의 해군사관 핑커톤은 집안이 몰락하여 기녀가 된 15세의 나비 아가씨, 초초상과 결혼을 한다. 얼마 후 핑커톤은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고향으로 떠나버린다. 3년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주위 사람들은 그녀에게 재혼할 것을 권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핑커톤이 그녀의 아기를 입양하기 위해 일본으로 입항한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나비부인은 그의 아들과 함께 핑커톤을 기다리는데 그는 부인 케이트를 데리고 나타난다. 모든 것을 알아차린 나비부인은 아들을 케이트 부인에게 맡기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단도로 처절하게 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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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를 처음 읽어보았을 때, 세계 2차 대전 당시와 그 이후 패전국이 된 일본 여성의 모습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매춘과 국제결혼이 성행하던 1940년대 일본의 모습과 그런 일본을 이국적인 환상으로 해석한 서양의 시선이 교차된 오페라 작품 <나비부인>.


당시에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마 서양인들이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세계와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과 환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일본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서양에 자포니즘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일본에 대한 서양의 인식은 동양 전체에 대한 것으로 확대 해석되기도 했었다.

 

자포니즘에 대해 덧붙여보자면, 오페라 ‘나비부인’이 서양에서 인기를 끌기 이전인 1800년대 후반부터 이미 고흐는 일본 풍의 우키요에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을 그렸었다. 자포니즘을 조금 더 큰 맥락에서, 오리엔탈리즘이나 프리머티비즘과 비슷한 시각을 가진 사조라고 해석해볼 수도 있다.


이국적이고 원시적인 생활 모습이나 문화에서 판타지를 느끼고, 이를 동양적 문화 저변에 대한 섬세한 이해 없이 타자화된 동일한 담론이자 이미지로서 종종 소비되었다는 것은 앞서 말한 사조들의 공통적인 어두운 면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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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지금도 끊임없이 지속되는 전쟁으로 가슴에 큰 멍울을 안고 사는 여인들이 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 연인을 잃은 여인, 자신을 잃은 소녀, 지구상에서 초초상의 이야기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는 비극이다. 전쟁의 공포와 시대의 혼란에서 다가온 한 줄기 사랑은 기다림과 그리움으로만 남고 초초상의 품에는 그 지루함을 버틸 수 있는 사랑의 증표, 아이가 있다.


하지만 긴 이별 뒤에 온 해후는 찰나처럼 짧고, 소중한 아이마저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아이를 위해 자신을 포기할 결심을 한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나비부인의 이야기는 먼 나라 일본의 이야기가 아닌 꼭 풀어나가야 할 이 시대 우리의 비극인 것이다.

 

2019년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원작의 가치와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재현함과 동시에 100여년이 지난 지금의 관객 정서와 현대화된 무대에 맞게 풀어나갈 것이다. 이국적 신비함과 세련된 어법을 무대와 의상에 심도 있게 표현하고 풍성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음악과 연출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이별의 순간에 죽음을 선택한 여인의 비극적 사랑이야기, 2019년 늦은 봄,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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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배경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게 당시 일본은 지배하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패전국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처참하기 이를 데가 없었지만, 서양 열강들에게 패배하여 패전국으로 전락한 일본 내부의 상황도 특히 여성들에게는 좋지 않았다.


전쟁 이후 주로 서양인이었던 외국인 남편에게 버림받은 게이샤의 실화는 잡지에 이미 실려 인기를 끈 적이 있었고,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룬 피에르 로티의 소설 <국화 부인>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침내 연극 <나비부인>이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푸치니의 손에 다시 한 번 게이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 <나비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배경이 세계 2차 대전이었던 만큼, <나비부인>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탄생한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미학적인 연출과 무대 재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당시 서양 작곡가들에게는 익숙지 않았던 동양의 5음 음계와 민요선율을 음악에 부분적으로 이용한 점이나, 무대와 의상에 표현된 동양적인 미, 그리고 작품 전체에 녹아 있는 이국적인 신비로움 등이 어떻게 이번 무대에서 연출이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이국적인 동양에 대한 환상으로서의 일본 여성, 그 여성의 비극적인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나비부인>이 현재의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된다. 전쟁 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비극적인 사랑의 서사가 재해석된 무대를 보고, 어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며 <나비부인>이 줄 특별한 울림을 느껴보고 싶다.






나비부인
-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


일자 : 2019.05.31 ~ 06.02

시간
금, 토 19:30
일 16:00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가격
R석 150,000원
S석 120,000원
A석 80,000원
B석 50,000원
C석 30,000원
D석 10,000원
페스티벌석1 30,000원
페스티벌석2 20,000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예술의전당

주관
노블아트오페라단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50분 (인터미션 : 20분)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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