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I draw 전시회를 보고 [문화 공간]

글 입력 2019.03.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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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시회에 가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가 눈길을 끌었다. 사실 요즈음 많은 전시회들이 유명인이나 그저 예쁘고 인증샷을 찍기 좋은 내용을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전시회를 보고 나서 실망할 때가 종종 있었다. 몇 번 그런 경험을 갖고 나서는 전시회를 가고 싶은 마음이 예전만큼 크게 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I draw 전시회 포스터는 순수한 작품들을 전시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색감과 그림체 또한 나의 취향에 맞았고 마침 친구가 함께 전시회에 가자고 말을 꺼내 오랜만에 전시회에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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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raw 전시회를 하는 대림 미술관에 갔을 때 우리는 꽤 놀랐다. 티켓을 예매하기 위한 줄이 매우 길었기 때문이다. 요즈음 날씨가 따듯해져서인지 사람들이 전시회에 관심을 많이 가져서인지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긴 줄을 보며 조금 짜증이 올라왔다. 그 미술관에서 봤던 다른 전시회 때에도 사람들이 매우 많았는데 사람들에 치여서 작품을 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품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비켜주고 기다리느라 많이 불편했었다. 이번 전시도 그때와 같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전시회에 대한 기대가 뚝 떨어졌다. 하지만 I draw 전시회는 내 예상을 모두 깨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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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회화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작품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있었어도 작품과 함께 자신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 덕에 사람들은 많았어도 작품을 보기 위해 기다려야 되는 일과 사진 찍는 동안 비켜줘야 하는 불편함이 없었다.

더불어 회화 작품을 좋아하는 나로선 회화 작품이 대부분인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작가들의 그림들을 다뤄서인지 회화 작품만을 다뤘는데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밋밋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구찌, 에르메스, 샤넬 등 유명한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였거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매우 트렌디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정말 전시회 다운 전시회에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한쪽 방의 모든 벽에 그림을 그리고 천장에 거울을 배치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사람들이 전시회에서 기대하는 요소들 또한 충족시켜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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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태의 전시회가 앞으로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것’이란 뜻의 인스타그래머블이 글로벌 마케팅의 화두로 떠올랐고 단순히 자신의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는 것을 넘어서 예쁘고 분위기 있는 사진을 의미하는 ‘감성샷’, ‘인생샷’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색다르고 감성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미술관이 인생샷 찍기 위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시관에 따로 포토존을 만들거나 예쁘고 분위기 있는 사진이 될법한 작품들만을 기획하고 전시하는 미술관들이 증가했다. 전시회를 갔다는 느낌 보다는 예쁘고 알록달록한 장소에 갔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우와’하는,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예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예쁘거나 알록달록하기만 한 전시회는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전시회가 늘어나면 전시회는 곧 ‘포토존’이라는 인식을 받게 될 것이다. I draw 전시회와 같이 작품성과 트렌디함, 포토 스팟을 적절히 배분한 전시회가 많이 기획되었으면 좋겠다. 전시회를 통해 미술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새로운 작가와 기법, 색감을 알아가고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전시회가 진정한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윤혜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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