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잘 논다는 것"에 대하여, <뉴필로소퍼> 4호 [도서]

글 입력 2019.01.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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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상을 철학하다, <뉴필로소퍼>



연 4회 발행되는 계간지 <뉴필로소퍼>는 철학적 사상을 바탕으로, 독자가 현대사회에 대한 통찰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인문적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뉴필로소퍼>가 생활철학잡지로서 추구하는 지점이다. 이번에 발간된 4호의 주제는 바로 “워라벨의 시대, 잘 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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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워라벨의 시대, 잘 논다는 것”



‘워라벨’은 말 그대로 ‘work and life balance -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단어다. 취준생들이 취업을 할 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직장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게 되면서 등장했는데, 현재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워라밸을 가치있는 삶의 기준에서 빼놓지 않고 있다. 여기서 개인적 삶이란 곧 여가생활, 즉 ‘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뉴필로소퍼> 4호는 이 ‘놀이’ - 여기에 게임, 스포츠가 포함된다 – 가 삶에 주는 영향에 대하여 조명하고 있다.




3. 놀이란 무엇인가?



철학자 버너드 슈츠는 놀이를 “반드시 극복할 필요 없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국립놀이연구소의 설립자 스튜어트 브라운은 놀이를 하는 이유를 2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놀이는 인생의 진정한 본질이다.

둘째, 놀이는 문명에 대한 인간 사유의 근간이다.


결국 놀이란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중요하며 우리 인생에 주어진 최고의 미덕인 것이다.




4. 올리버 버크먼, <충만한 삶을 위한 놀이>




“우리는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읽고, 인맥을 쌓기 위해 파티에 가거나 점심 약속을 잡으며....... 집을 정리하기 위해 주말 동안 집에 머문다.”



앞에 언급한 워라밸에서 ‘라이프’를 놀이로 연결시켰는데, 이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가생활을 놀이가 아니라 미래 업무에 뛰어들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정의하며 이 시간이 지나치면 ‘게으름’의 딱지를 붙일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시간을 수단화한다. 시간은 생산적인, 혹은 유용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바치는 도구일 뿐이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건 실패일 것이다.


하지만 올리버 버크먼은 이들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워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인생의 모든 경험을 수단화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즉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순간만을 가치 있게 여기게 되는데, 이 ‘순간의 기쁨’은 아주 짧게 주어진다. 곧 이들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하며 어느 순간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누락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내적인 공허함에 시달리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처방약이 바로 놀이, 혹은 여가다. 이때 놀이는 무목적이며 놀이 자체를 위한 활동이며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활동이다. 놀이의 시간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동기를 얻기 위함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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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떻게 놀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대부분의 현대인은 아무 생각없이 TV를 돌려보거나 멍하니 웹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행위를 여가시간으로 여긴다. 그런데 이것은 놀이를 위한 놀이가 아닌 생산적 활동에 맞춰진 현실에서 도피하는 행위에 가깝다. 일시적으로 즐거울지 몰라도 인간은 곧 더욱 지치고 심란함에 빠지게 된다. 작가 이언 보고스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실로 곧장 뛰어들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계약을 직시하고, 마치 그것이 게임의 룰인 양 온 세상을 놀이터로 만드는 것’을 제시한다.


풀어 말하자면 현실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을 놀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 이 해결책은 당장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이다. 당장 ‘어떻게 놀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렵다면, ‘일에서 어떻게 즐거움을 찾을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6. 맺으며



올리버 버크먼의 글을 읽고 나면 놀이와 일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철학과 교수 마리아나 알레산드리가 바로 다음 장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놀이에 흠뻑 바진 아이 같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다”, “일상은 결국 하나의 승부처이기에 ’패배의 미학‘을 받아들여야 한다” 등 놀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관점을 <뉴필로소퍼> 4호에서 만날 수 있다.


놀이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는 시간을 통해 삶의 의미와 인생의 가치를 철학적으로 사유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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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8    News From Nowhere
18   Feature  충만한 삶을 위한 놀이 _ 올리버 버크먼
24   Feature  놀이와 일의 경계 _ 마리아나 알레산드리
30   Feature  놀이, 심각한 동시에 사소한 _ 에밀리 라이알
38   Feature  스포츠와 게임의 본질 _ 나이젤 워버튼
44   Feature  그냥 게임일 뿐이라고? _ 패트릭 스톡스
50   Comic  리스크 _ 콜리 몰러
56   Feature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_ 티파니 젠킨스
62   Feature  어린아이처럼 놀자 _ 에드 스미스
68   Feature  창의성을 키우는 결정적인 가치들 _ 마리나 벤저민
76   Feature  스포츠와 동족의식의 함수 _ 클라리사 세백 몬테피오레
82   Feature  빵과 서커스 _ 앙드레 다오
90   고전 읽기  총성 없는 전쟁 _ 조지 오웰
96   고전 읽기  게으름에 대한 찬양 _ 버트런드 러셀
102  고전 읽기  피리 부는 사나이 로버트 브라우닝
104  6 thinkers  놀이Play
110  Essay  페더러, 육체적이면서도 그것만은 아닌 _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122  Opinion  낭만적인 야구를 위한 찬가 _ 이용균
128  Opinion  축구, 만인을 위한 만인의 스포츠 _ 강경희
134  Opinion 패배의 미학 _ 고재열
140  Interview  축구는 열 살 소년과도 대화하게 한다 _ 사이먼 크리츨리
152  Feature  일단 해보는 거야! _ 데이비드 파피뉴
158  Critic  죄수의 딜레마 게임 _ 스티브 쿤
162  Our Library
164  Column  게으름을 선택할 자유 _ 팀 딘
172  Interview  나만의 인생철학 13문 13답 _ 힐러리 로슨



[오유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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