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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같은 어른은 곁에 존재하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버린 영주는 동생 영인이를 책임지며 살아가야했다. 삶의 힘든 순간들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했던가. 자꾸만 삐뚤어지는 동생 영인이의 방황과 부모의 사고 재판 결과가 과실치사로 판정되면서 합의금을 얼마 받지 못하자 유일한 보호자였던 고모와 고모부는 영주의 집을 팔려고 한다.


부모와 추억이 담긴 집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고, 하나뿐인 동생 영인이는 어떻게든 책임지며, 그래도 꿋꿋이 살아가고자했던 영주는 자신의 학업마저 포기하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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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끝에서 찾아간 낯선 희망



자신의 부모를 죽인 가해자, 향숙과 상문을 영주가 찾아가기 전까지, 19살 영주의 곁에는 어떠한 조언조차 구해볼 어른 같은 어른은 존재하지 않았다. 절망 끝에서 찾아간 낯선 희망은 영주에겐 그렇게 한 줄기 빛이었다.

 

시장에서 두부 가게를 하는 향숙과 상문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영주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하며, 영주를 적극적인 호의와 배려로 이해하고 도와준다. 복수를 준비하려했던 영주였지만, 이들이 베푸는 따뜻한 친절에 영주는 그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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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안고서



그들 역시 영주 또래의 아들이 있었으며, 교통사고 이후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있는 자식을 위해 매일같이 기도하며 사는, 그들도 아픈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영주는 알게 된다. 영주는 더 이상 진심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그들을 속일 수 없었기에 자신이 6년 전 사고 피해자의 딸임을 밝힌다. 영주는 끝내 그들에게 어떠한 복수도 하지 않았다.

   

영주는 그 모든 상처와 아픔마저 삼키며, 조금 일찍 어른이 되고 싶었던 아이였다. 영화의 마지막은 그리 명확하고, 뚜렷한 엔딩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살을 결심하고, 죽음을 선택하려 한강 다리를 찾았던 영주는 그렇게 꾹꾹 참아왔던 울음을 토해낸다. 그리고는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 되자, 영주는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어나가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의 엔딩은 앞으로 영주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말해주진 않았지만, 영주는 어떻게든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았으며, 죽음이 아닌 삶을 택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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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영주의 시선에서 그 복잡 미묘한 주인공의 감정선을 아주 세밀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이야기의 첫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벼랑의 끝으로만 영주를 내몰았고, 어떻게든 스스로 일어서도록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한 듯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들은 영주를 끊임없이 힘들게 했고, 어떤 곳에도 기댈 수 없었던 아이는 빨리 성장해야만 했다. 늘 강하고, 밝게 웃어보였던 영주였지만 부모의 빈자리는 항상 그리웠고, 홀로 괴롭고 힘들어하며 참 많이 울었을 아이였다.


서로에게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변치 않는 사실이 이 영화의 비극을 쉽게 끝낼 수 없어,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깝고 슬펐지만, 영화는 모든 상황에서 영주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끊임없이 설명하고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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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 영주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십 대라는 나이가 채 다 가기도 전에, 직접 겪지 않으면 결코 모를 그 상처와 슬픔을 다 헤아릴 수도 없을뿐더러 조금 더 어른의 나이가 되었다고 해서 새롭게 달라지는 현실도 아니었기에 19살 영주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지금 영주의 계절은 춥고 시린 한겨울, 모두가 겪는 것도 아니고, 겪지 않으면 더 좋았을 일이지만, 분명 지금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그 작은 희망이 앞으로의 삶을 더 강하고, 단단하게 살아낼 것이라 말해주고 싶었다. 짙은 어둠이 사라진 뒤 새벽은 어김없이 밝아오고, 긴긴 겨울이 지난 후 완연한 봄은 또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영화가 아닌 현실 어디에선가 또 하루하루를 힘들고, 외롭게 살아가고 있을 영주들을 위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잔인하도록 슬픈 영화였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는 영주를 보며,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영화임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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