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손가락 주름으로 온기를 느껴보고 싶어 <타샤의 계절> [도서]

차가운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따뜻한 각막에서
글 입력 2018.12.1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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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눈에 들어왔을 때, 홀린 듯 신청했다.



불꽃 요정을 연상하는 타샤라는 이름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역동적인 서사를 그려나가면서 1분 만에 신청했다. 웬걸 동화작가란다.

내가 남극이라면 북극쯤에 있을 거라고 여기던 동화책이다. 이번 기회에 향유하게 돼서 문득 생각했다 내가 결코 갖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따뜻함이 표지에 담겨 있었다. 잠시 잊어버렸던 따뜻함과 순수를 동화책이 찾아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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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믿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운명이 불안한 심리 상태의 내게 잠시나마 따뜻함을 안겨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망상해본다. 표지와 책 소개를 살펴보면서 겨울인 지금, '이유 없는 따뜻함'이 전해져왔다.

한겨울에서 찾아와준 따뜻한 동화책은 유치원을 졸업해 받을 일 없다고 생각한,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봐. 이유 없는 포근함, 인자함 앞에서 자꾸 말이 막힌다.



자연 속 타샤의 삶은 그 자체로 동화 같다. 염소 썰매를 타거나 숲속에서 메이플 시럽을 만들거나 인형을 위한 음식 만들기 등이 타샤에게는 흔한 일상이다.



내가 브이로그 유투버였다면 했을 것 같은 일들이다. 연출하지 않는다면 절대 벌이지 않을 일들. 물론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타샤와는 다르다. 타샤의 현실은 무척이나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닿기 어렵기 때문에 더 온화한 걸까? 타샤의 '메이플 시럽'에는 훈기가 있다.

타오를듯한 불꽃 요정은 못 되지만 반딧불이 요정쯤은 되는 것 같다. 굳이 몸을 데우지는 못해도 잠깐, 잠깐이나마 감동을 주는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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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계절>은 타샤의 1년을 다룬다.



1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중간에서, 타샤의 1년을 지켜보면서 내 것을 같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소장 욕구가 생긴다. 잠시 무언가 쉬고 싶을 때, 떠나고 싶지만 현실적인 여건에 막혀서 그러지 못할 때, 타샤의 계절을 꺼내든다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휴대용 보조배터리처럼 나를 충전해주는 간이 충전기.



내 그림의 모델은 모두 곁에 있는 인물과 동물 그리고 현실의 풍경이다.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사진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본 사물이지 내 눈으로 본 사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 모를 따뜻함의 근원은, 책에 나오는 모든 동식물과 인물을 직접 봤기 때문이다. 차가운 카메라 렌즈로 비춘 사진이 아니라. 따뜻한 각막에서, 타샤만의 애정으로 세상을 그려낸다. 타샤의 각막에서 <타샤의 계절> 페이지, 페이지를 거쳐 올겨울을 버틸 온기를 손가락 주름으로 느껴보고 싶다.



[오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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