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전하는 말

나는 너의 달이 되고 싶었다
글 입력 2018.12.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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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전하는 말 


아트 달.jpg
Photographs by Leonid Tishkov.
Journey of the Private Moon in Taiwan, 2012


나를 위해 살아.
다시는 그런 나쁜 생각하지마.

지독히도 이기적이던 나는
네가 짊어진 파란 멍에를 보지 못했다.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줄게.
그러니 내 곁에 있어.

벼랑 끝에 서 있는 너에게
‘사랑’이란 이름의 폭력을. 가차없이.

오만하고 방자한
그 어떤 무게도 담겨있지 않던 말
그 어떤 무게도 담고 있지 못한 말

미련하게도 착해 빠진 너는
아이와도 같은 유치한 집착에 말없이 벙싯 웃기만 했다.

나는 이제 너에게서 보지 못했던 파란 멍에를 
내 등에, 고스란히.

너를 행복하게 해줄게.
그러니 나를 떠나.

이제 나의 행복은
너를 붙들어 매는 일이 아니라

너를 떠올리는 일.


아트 달 2.JPG
Photographs by Leonid Tishkov.
Journey of the Private Moon in New Zealand, 2010


밤을 무서워하던 너는
매일 밤을 뜬 눈으로 뒤척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고서야 잠에 들곤 했다.

나는 너의 달이 되고 싶었다.
태양처럼 너의 모든 어둠을 걷어갈 순 없어도
어둠 속에서 너를 비추는, 그런 달이 되고 싶었다.

끝내 너의 빛이 되지 못한 나는
그저 밤하늘의 달을 보며 되뇐다.
어디선가 너도 나와 같은 달을 보고 있기를.
이제는 달빛 아래서 편히 잠드는 밤을 보내기를.



[사진 출처: 사적인 달 (Private Moon) 프로젝트]


문화리뷰단1.jpg
 

[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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