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비가 오면 생각나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의 노래에 흠뻑빠질 수 있는 뮤지컬
글 입력 2018.1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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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비가 그치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비 오는 날이면 '비'라고 저장된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을 듣곤 하는데, 거기엔 대개 노랫말에 비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거나 비와 관련된 추억이 있는 곡들이 담겨 있다. 그중에는 김광석의 노래들도 있는데, 김광석 노래들이 그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간 이유는 지난 5월에 김광석의 노래들로 엮어진 최초의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관람한 날에 하루종일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오는 길에는 예습 겸 김광석의 명곡들을 살피며 들어보고, 가는 길에는 뮤지컬을 함께 본 친구와 함께 새롭게 재해석된 노래들을 곱씹어보며 다시금 들었다. 오며 가며 김광석의 노래를 들었던 그 날의 기억이 하루종일 내리던 비와 맞닿아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김광석의 노래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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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앵콜무대


오늘도 김광석 - 나의 노래를 들으며 출근했다. 공허하다고 표현할 만큼 쓸쓸하고 헛헛한 감성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도 경쾌한 멜로디를 가진 노래여서 독특하다. 가사처럼 그에게 노래는 힘이자 삶이었고, 그가 떠난 지금도 그의 노래로 많은 이들이 웃고 울며, 때로는 위로를 받으며 그를 기억한다.

노래로 위로를 받는다는 건 신비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다. 작년 연말, 내가 참 좋아했던 뮤지션 김종현을 떠나보낸 일은 겨우내 슬픈 일이었는데, 그때 한창 들었던 노래가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라는 노래였다. 당시에 엄마가 들어보라며 권유해주셔서 들어봤는데, 들을수록 묘하게 편해지는 느낌이 마치 누군가에게 다독거림을 받는 듯했다. 한동안 깊이 빠져들었던 상실감에서 발을 빼니, 이내 곧 봄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5월에 만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광석1.jpg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도 좋아하는 뮤지션을 떠나보내는 슬픔이 뭔지 알고 계셨던 것같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공연 소식이 들렸을 때, 제일 먼저 엄마가 생각났다. 김광석의 노래를 오래도록 들으며 그와 동시대에 청춘을 보낸 엄마와 함께 공연을 보면 어떨까 기대가 되었다. 엄마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젊은 시절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故김광석을 기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 중 가장 '김광석다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 노래를 소재로 한 최초의 뮤지컬이다. 2012년 김광석의 고향 대구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학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고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돌파할 만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은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서른 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날들’, ‘거리에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친숙한 노래들과 함께 순수했던 젊은 시절의 꿈과 사랑, 우정을 이야기하며 옛 추억에 젖어 들게 한다. 특히 어쿠스틱 뮤지컬이라는 장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원곡 특유의 단촐한 정서와 감동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거의 편곡을 하지 않고 원곡 그대로의 느낌을 공연에 담아 더욱 감동을 자아낸다. 지난 번 공연 때,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이었던 걸 떠올려보면, 세대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임은 물론, 김광석 노래를 들으며 세월을 보내신 엄마도 즐기실 수 있을것이라 장담한다.

이번 공연 일정을 보니, 김광석의 23주기가 될 1월 6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5월에 관람한 공연은 성수아트홀에서 진행되었는데, 소극장에서 조촐하게 팬미팅 하는 듯해서 너무 좋았다.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도 가까워서 혼신을 다해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의 표정의 변화가 보일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겨울 공연은 대학로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대학로만의 젊고, 작고, 아담한 분위기가 이 뮤지컬의 색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간만에 엄마와 즐기는 문화데이트인데, 그날은 촉촉하게 가을비가 내리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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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
-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 -


일자 : 2018.11.16(금) ~ 2019.01.06(일)

시간
화,수,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4시

*
12월 24일(월) 오후 7시 30분
12월 25일(화) 오후 3시, 7시 30분
12월 26일(수) 공연 없음
12월 27일(목) 오후 7시 30분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40,000원

주최/주관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30분




문의
LP STORY
02-56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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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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