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지구와 나의 평행이론, 연극 우리별

글 입력 2018.09.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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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우리별'


시놉시스

난 지구. 여기는 코스모스 아파트 19단지.
우리 가족은 오늘 여기로 이사를 왔다.
난 태어나서 6억 년간 혼자였는데
이제는 주변이 꽤 떠들썩한 거 같다.

엄마와 함께 옆집에 인사를 간다.
나보다 조금 작은 여자애가 나온다.
이름은 달님이. 단짝 친구가 된다.

매일매일 붙어있지만,
조금씩 멀어지는 게 느껴진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우린 언젠가 헤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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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와 극의 컨셉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에는 사실 이 극에 대한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그저 낯설고 호기심이 생기는, 그런 흥미로운 극이라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 나에게 연극 '우리별'은 '궁금한 극'이었다.

'궁금하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이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 익숙하거나 뻔하게 생각하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와 낯설음에 대한 걱정이다. 이렇게 복합적인 '궁금증'을 가지고 나는 연극 '우리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극을 다 보고 난 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정말 빈틈없이 '꽉 찬 극'이라는 생각이었다. 스토리부터, 조명, 영상, 그리고 배우들의 움직임까지 정말 모든 것들이 '비트'에 맞춰 빈틈없이 극을 구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극의 연출과 구성은 내가 처음에 가졌던 '걱정'을 모두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극을 다 보고 나니, 어색하지 않을까하고 걱정되었던 '랩'과 '연극'의 만남은 그 어떤 연극보다 자연스러웠고, 자칫 어렵고 난해하진 않을까 했던 극의 '스토리'는 적당한 무게감을 유지하며 관객과 유쾌하게 소통해 나갔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 움직임, 조명, 그리고 음향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긋나고 튀었다면 분명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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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심이 없이 그저 꽉 찬 극은 보다 보면 그저 관객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연극 '우리별'이 보여준 것은 중심을 잘 지키며 이유 있는 모든 것들이 제 자리를 지키며 만들어낸 '꽉참'이었다. 때문에 나는 이 극을 보며 기분 좋은 피곤함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쉽지 않은 내용과 쉼 없이 계속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이를 보고 느끼는 관객 또한 상당한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다. 허나 이는 기분 나쁜 에너지 소모가 아니었다. 정말 오랜만에 연극을 통해 극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강렬한 대화를 나눈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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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극이었다. 연극의 빈틈없는 연출적인 부분은 물론, 감각적인 디자인은 공연예술가를 꿈꾸는 나로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정말 많았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연출과 디자인이 있을 수 있었던 베이스에는, 탄탄한 스토리가 든든하게 자리를 하고 있었다. 지구의 일생을 통해 반복되는 우리의 삶과, 그 속에서 우리가 얻고 잃어가는 크고 작은 것들을 보여주는 '우리별'.

이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구체적인 어떤 순간을 생각하게 하기보단, 반복되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 우리가 만난 순간의 순간들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준다.

신명민 연출이 연출의 글에서 '우리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너무나 소중하지만 한눈을 팔다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이다. '우리별'을 다 보고 난 뒤, 내가 느낀 바에 따르면 신명민 연출의 의도가 적어도 나에게는 잘 전달 된 것 같다.

연극 '우리별'은 나에게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만났던, 또는 만나고 있는, 또 어쩌면 만나게 될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 소중한 것들과 순간들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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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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