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래된 미래의 현재, '갤럭시 오디세이 展' [전시]

온 연령대의 관람객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
글 입력 2018.08.2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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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용산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길을 잘못 들었다. 매일 얼굴 마주하는 룸메이트와 '갤럭시 오디세이 展'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함께 방을 나선 길이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사진으로 봤던 전시회 간판을 발견했지만, 길을 잘못 든 탓에 빙 돌아서 전시회 장소로 가야 했다.

저녁 시간이라 붉어진 하늘빛 아래의 용산은 오래된 건물들과 새로 지은 높은 건물들이 함께 뒤섞인 곳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어느새 착한 용산 나진상가는 위의 전시회 간판만 없었으면 "여기서 전시를 한다고?"라는 말이 나오는 공간이었다. 큼직하게 걸려있는 메텔의 모습 아래 자잘하게 걸린 딱 봐도 연식 있는 작은 간판들. 오래된 그 공간 안에 우주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전시. 오래된, 미래라는 전시회의 부제에 딱 맞는 장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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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의 규모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상가의 상점들이 있던 공간을 각 작품의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었다. 전시회장의 출입구에서 기차표를 연상시키는 입장권을 전달받고 드디어 사진으로 보았던 작품들을 보기 위해 입장했다. 각 공간을 지그재그로 관람하면 된다는 친절한 설명에 따라 움직이며 전시 공간을 둘러보았다(세개의 섹션이 순서대로 되어 있지는 않으나 편의상 순서대로 쓰겠다).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 세계관에 대한 설명과 그의 출간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은하철도999의 주인공 철이와 메텔에 대한 소개와 그들이 탄생한 작가의 작업실 등을 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편하게 만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늦은 시간에 갔기 때문에 어떤 만화가 있는지만 잠시 둘러보고 다른 공간을 마저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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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실’ ©갤럭시오디세이 展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전시한 공간도 인상적이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무질서한 환경이어서 우선 충격적이었다. 자료들이 겹겹이 쌓여서 거의 산을 이루고 있었는데, 필요한 자료가 있어도 찾을 수나 있을까 싶었다. 실제로 작업 중인 작가와 보조작가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는데, 그 안은 오히려 전시장보다 더욱 정신없어 보였다. 어떻게 보면 그 무궁무진한 상상력처럼 자유분방한 작가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작가의 세계관인 레이지 버스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의 과정을 겪었을지를 짐작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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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 공간으로’ w/윤제호 ©갤럭시오디세이展


아카이브 섹션이 어린 시절을 은하철도999를 보며 보냈던 세대가 당시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오마주 섹션은 우주를 테마로 한 국내 작가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10팀의 작가들이 만화 속 장면들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표현한 이 공간들은 우주나 미래라는 키워드와 어울리는 몽환적이고 화려한 형형색색의 빛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이 공간들은 사진을 즐겨 찍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포토존으로 더할 나위 없어 은하철도999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신기해하며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룸메이트도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되어 작품과 서로의 모습을 촬영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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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xy X/Y’ w/장인표 ©갤럭시오디세이 展


마지막 체험 섹션에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이 직접 우주 공간으로 들어가 작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해 어느 연령대든 전시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가장 기대했던 장인표 작가의 Galaxy X/Y는 역시 보고 나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우주의 검은 부분이 사진보다 덜 깜깜한 탓에 우주 공간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덜해서 약간 아쉬워질 뻔했으나 가운데에 빛나는 구 모형을 손으로 굴리자 움직이는 벽면으로 인해 우주의 흐름을 직접 목도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내 손으로 우주를 움직이는 듯 하면서도 광활한 우주 안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는 신비한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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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은하철도999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체험존과 2D로 만났던 철이와 메텔을 가상현실로 구현해보는 VR룸 등 관람객들이 즐겁게 체험할 만한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전시회가 끝나기 전 한 번쯤 현재 용산에 위치하고 있는 오래된 미래를 향해 발걸음하기를 추천한다.





갤럭시오디세이展
-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 -


일자 : 2018.06.15(금) ~ 10.30(화)

휴관일
9/24 (월), 9/25 (화)

시간
월, 화, 수, 목, 일요일 12:00pm~8:00pm
(7:30pm 까지 입장가능)
금, 토요일 12:00pm~9:00pm
(8:30pm 까지 입장가능)

장소
용산 나진상가 12-13동

티켓가격
성인 (만19세~만64세) : 13,000원
청소년 (만13세~만18세) : 11,000원
어린이 및 미취학 아동 (만12세 이하) : 9,000원
시니어 (만 65세 이상) : 9,000원

주최
(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
070-8837-0999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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