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도서]

글 입력 2018.08.1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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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다녀왔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고 취미 삼아 종종 출사를 다니던 나는 40도를 웃도는 날씨를 피해 올여름엔 실내 출사를 하기로 했다. 스튜디오는 촬영을 위해 보기 좋게 배치해놓은 소품들과 공간을 활용하여 사진 찍기 좋은 출사지이다. 요즘처럼 이렇게 덥지 않고 날씨가 좋다면 가끔 출사를 핑계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특별한 장소에 가면 더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을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이국적인 장소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포토그래퍼가 있었다. 컬러사진의 선구자 사울 레이터는 스튜디오보다 거리, 유명인보다 행인, 연출된 장면보다 평범한 일상, 빛보다 비를 더 사랑하여 "나에게 철학은 없다. 다만 카메라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 삶의 핵심이 들어 있으며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다고 생각했다. 23세에 화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가서 평생을 뉴욕에 머무른 그는 거리로 나가 주변을 찍으며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단순히 거리 사진가라는 명성을 넘어 '뉴욕이 낳은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탄생한 이유다.

또한 그는 랍비를 포기하고 사진을 택한 것에 대해 '세상에 가르침을 주기보다 세상을 그저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사진, 그의 사진들은 마치 시처럼 조용히 마음에 스며든다.

그는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을 담기보다는 금방 사라지는 찰나의 순간을 담길 원했다. 평범한 일상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세상에게 설교하지 않고 오로지 순수하게 관찰하는 사람으로 남고자 했다.

이러한 자신만의 사상이 있는 “뉴욕이 낳은 전설”이자 “천재 포토그래퍼”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만의 생각을 담은 문장들이 함께 실려 있는 사진집을 받을 기회가 나름 스튜디오도 빌려가며 사진을 즐기던 나에게 왔으니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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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은 60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천재 포토그래퍼 사울 레이터의 작품과 언어를 담은 사진 에세이다. 사진과 회화로 구성된 대표작 230점과 그의 남긴 말들을 집대성한, 그야말로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이다.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 몽환적 분위기와 서정적 감성이 어우러진 그의 사진이자 이야기인 한편의 시 같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책에는 작품뿐 아니라 60년이 지난 지금, 독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여 뒤늦게 큰 사랑을 받는 그만의 생각을 담은 문장들이 함께 실려 있어 더 의미 있는 배움을 선물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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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 표지는 사울 레이터가 1950년에 촬영한 작품 ‘발자국’이다. 빨간 우산을 쓰고 새하얀 눈 속을 걷는 한 여성. 비스듬하게 잘린 하얀 길에 발자국이 회색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색채는 빨간색만이 존재한다. 무채색과 빨간색의 조화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진가가 주는 선물은
일상의 간과된
아름다움일 경우가 종종 있다.”


발자국이 담긴 페이지에 있는 글귀이다. 이 글귀처럼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은 아름다운 일상을 간과하고 스튜디오나 유명촬영지만 찾아다녔던 나에게 평범한 일상의 장면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해줄 선물이 되어줄 것만 같아 책을 받아볼 날이 기다려진다. 이 사진집은 사울 레이터,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던 토드 헤인즈의 <캐롤>처럼 사진집을 본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 All about Saul Leiter -


원제 : All about Saul Leiter

지은이 : 사울 레이터

옮긴이 : 조동섭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사진집
사진 에세이

규격
148*210

쪽 수 : 312쪽

발행일
2018년 7월 31일

정가 : 20,000원

ISBN
979-11-5581-149-8 (03660)




문의
도서출판 윌북
031-955-3777







이상아.jpg
 

[이상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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