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서울 한복판의 우주, 갤럭시오디세이展 [전시]

만화 속 우주를 공간으로 확장시켜 체험하고 싶다면
글 입력 2018.08.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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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TV와 절친한 교우관계를 유지해왔던 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의 것들을 나도 모르는 새에 알고 있는 경우가 잦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랜만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나온다던가, 옛날 추억을 회상하며 패널들끼리 대화를 나누면 제작진들이 친절하게 자료화면이나 배경음악으로 설명을 덧붙여준 덕이었다. 그래서 가끔 엄마가 "너 그거 어떻게 알아?" 하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사실 나도 어디서 그걸 알게 되었는지 잘 몰라서 어깨를 한번 으쓱 해주고 말 뿐이었다.


기차가~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별빛이 쏟~아지네~~


지금도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 사실 이 부분과 마지막에 "은하철도 999~"하는 부분밖에 기억이 안나기는 한다. 나는 어떻게 철이랑 메텔을 알고 있지? 지금 검색해보니 역시나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에 방영된 작품인데, 아마 또 어디 방송에 나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내가 이 전시회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철이는 더벅머리 소년이고, 메텔은 긴 금발 생머리의 여성이라는 등장인물에 대한 소박한 정보와, 그들은 우주로 가는 기차를 탄다는 정도가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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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별 생각 없이 '갤럭시 오디세이展' 의 소개글을 봤다가 우주공간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사진을 보게 되었다. 깜깜한 우주에 깨알같이 작고 반짝이는 별들이 박혀있고, 색색의 물감을 떨어뜨려놓고 부드러운 스펀지 같은 걸로 슥슥 퍼트려 놓은 것 같은 우주의 모습. 와, 멋지다. 그 안을 구경하면 진짜 우주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을 것 같다는 느낌. 내가 광활한 우주 공간 속의 미세한 먼지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치 사람들이 굳이 경외스러운 자연환경을 찾아가 자신의 왜소함을 체험하고 삶에 겸손을 더하는 것처럼 굳이 한번 직접 그 공간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전시회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 중 하나다. 공연이나 영화, 드라마 등 스토리가 있는 것들은 어딘가 다가가기 더 쉬운데, 전시회는 작가의 작품을 가만히 감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였다.뭐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종이에 그저 낙서나 끄적거릴 줄 알지 미술에는 조예가 전혀 없는지라 나에게 전시회의 추억은 어디 놀러갔다가 관광의 일환으로 들렸던 경우가 태반이었다.

예전에 교양 수업 과제 때문에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한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귀찮다고 투덜대며 갔던 그곳에서 예상외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비교적 체험이 많고, 설치미술 위주인 전시회라 나같은 미술 문외한도 마냥 신기해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도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고 관람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놓았기에 관람을 결정하기가 수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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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오디세이展'에서는 아카이브 섹션, 오마주 섹션, 체험 섹션으로 나뉘어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의 작업환경과 은하철도999에 관해 구경할 수 있는 아카이브 섹션은 작품을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작품의 탄생과 흥행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가 80년동안 만화가로 활동하며 그의 대표작 은하철도999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을 되돌아 봤을 때 떠오르는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 주었던 그의 작업실도 그대로 옮겨놨다.

두번째 오마주 섹션에서는 만화 속 장면을 국내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재해석한 모습을 구경하며 그들의 상상력과 독특한 해석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 체험 섹션은 나와같이 전시회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화 속의 우주를 직접 시청각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체험 섹션이 전시 공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니 어른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전시회 갈 날짜를 미리 계획해놓고 즐겁게 기다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서울 한복판의 우주를 즐겁게 체험하고 돌아와 전시회에 대한 좋은 추억 하나를 또 하나 늘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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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오디세이展
-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 -


일자 : 2018.06.15(금) ~ 10.30(화)

휴관일
9/24 (월), 9/25 (화)

시간
월, 화, 수, 목, 일요일 12:00pm~8:00pm
(7:30pm 까지 입장가능)
금, 토요일 12:00pm~9:00pm
(8:30pm 까지 입장가능)

장소
용산 나진상가 12-13동

티켓가격
성인 (만19세~만64세) : 13,000원
청소년 (만13세~만18세) : 11,000원
어린이 및 미취학 아동 (만12세 이하) : 9,000원
시니어 (만 65세 이상) : 9,000원

주최
(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
070-8837-0999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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