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공연]

글 입력 2018.07.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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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_티저포스터1.jpg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알란(오용)과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알란들(장이주, 이진희, 김도빈, 이형훈).jpg
 

배우들이 성별 나이 심지어 동물까지 구분없이 여러 역할을 나누어서 한다. 연극 <고발자들> 같은 장면을 생각했다. 순간적인 장면들의 연속. 그리고 생각대로 였다. 심지어 2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순발력있는 연기를 했다. 배우들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심지어 춤까지 추면서..  알란이 하도 세계를 쏘다니니까 각 나라들을 대표하는 춤으로 소개했다. 엄청 웃었다.

배우 5명이서 모든 역할을 수행했다. 어린시절부터의 알란 성장 과정도 이어나가고, 적대 세력도 같은 그룹도 전부 번갈아가면서 역할을 맡았다. 존경의 박수 짝짝짝짝짝. 특히 마지막 장면은 5명의 배우인데 인물은 10개.. 정말 역할 바꿔가면서 하는게 너무 웃겼다.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돈가방을 연 100세 알란(오용), 율리우스(장이주)와 기뻐하는 알란들(이진희, 김도빈, 이형훈).jpg
 

원래 알고 있던 스토리지만 -말도 안되는 이상한 인물들이 알란과 능글맞게 엮이고 엮여가는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가나 싶었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이야기들을 더 얽히고 섥혀서 잡다하게 보여주는데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매번 집중해서 장면들을 봐야했지만, 못따라갈 정도는 아니어서 괜찮았다. 하지만 뒤에 앉은 중년 부부는 1부 끝나고 나가셨다. 아무래도 머리가 잘 굴러가는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볼 법했다.

복잡한 내용답게 연극도 정말 길었다. 아쉬운 건 처음부터 끝까지 에너지가 파이팅하게 넘쳐서 머리가 쉴 시간이 없었던 거? 다 보고나니 엄청 피곤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한 기분이었다. '왜 쉬죠?' 하하.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뒷부분 멍멍이나 야옹이 장면은 상대적으로 루즈해보이기도 했다. 감동 주는 포인트였으나 강약조절이 아쉽다. 너무 시간과 속도가 대비되어서 그랬는가.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스페인 프랑코 장군(서현철)의 목숨을 구한 청년 알란(양소민).jpg
 

무대가 정말 특이했다.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무대에는 여러 서랍들을 쌓아서 다리처럼 탑처럼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서랍마다 역할이 다 있었다. 안에서 소품들- 인형, 장난감, 전화기, 잔 등등- 이 막 나오고, 시계가 위치별로 표시가 되고, 심지어 하나도 겹치지 않았다. 인물들의 행동 반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서 너무 신기했다. 저걸 어떻게 구성해서 다 짰을지 정말 대단했다.

신경을 많이 쓴 게 확연히 보이는 연극이었다. 정말 그 구상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보는 것도 정신 사나운데 저걸 짜는 창작자는 얼마나.. 후, 정말 대단하다. 인물 저글링과 능청맞은 스토리, 능글맞은 무대장치까지. 작가 연출 감독 배우 스텝 등등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조명도 정말 잘 어울렸다. 폭탄 느낌도 잘나고. 독특한 무대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완전 흥미진진.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100세 알란(서현철)과 70대 좀도둑 율리우스(권동호)를 쫓아온 갱단 네버 에버의 행동대원 볼트(양소민).jpg
 

그런데 이 연극의 주제,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잡담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다. 너무 홀렷는건가. 개그 요소가 너무 많아서 쉴 새 없이 웃고, 매번 집증한 건 이 연극의 개성이고 장점이었지만 동시에 산만해보이기도 했다. 너무 과하면 독이 되는 걸까? 새로운 내용은 재미있게 치고 나오는데,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 되돌이처럼 계속 나오니 피곤하기도 했다.

어차피 벌어진 일은 벌어질 것이고, 그냥 그런 것이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수용하자? 언제나 청춘처럼 의지를 갖고 살자. 이리저리 휩쓸리지 말고, 어떤 (극적인) 상황에서도 주체적으로 사는 삶을 외치는 것일까? 연극은 직접적이지만 한 극 전체로써 은유적으로 표현하니 조금 어렵기도 하네.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알란(오용)과 각자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알란들(장이주, 이진희, 김도빈, 이형훈).jpg
 

어쨌든 굉장히 재미있게 본 연극이었다. 순발력이 가장 최고. 연출도, 연기도 어쩜 저렇게 대단하게 할 수가 있지? 정신 사나운 킬링파트 스피디한 개그 요소가 150분 풀로 있다니 정말 많이 감탄했다. 킬링파트가 너무 많아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보는지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대 세트와 배우들의 능글 맞은 연기를 봤다. 조명 까지도. 흥미진진하고 어마무시한 노력이 들어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즐거웠다.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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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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