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쩌면 정말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영화, 'Her' [영화]

글 입력 2018.03.2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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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랑과 그와 관련된 영화들이 존재한다. 연인에 대한 사랑, 동성끼리의 사랑, 가족간의 사랑, 동물을 향한 사랑 등 많은 종류의 사랑들 속 언젠가는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특별한 종류의 사랑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현 세계의 기술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동시에 이젠 어느 곳을 가든 로봇과 AI가 없는 곳이 없어지게 되었다. AI를 가구나 자동차에 접목시켜 이제는 말만 하면 정보를 찾아주고 사람 대신 청소도 해주고 운전을 해주는 등 인간이 해도 될 일들을 이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알아서 다 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보다 더 발전한 세상을 원하고 있다. 사람의 할 일을 대신해주는 능력에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로봇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로봇 애완펫'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모습을 드러낸 로봇이 나타났고 사람처럼 어느 정도의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로봇 또한 현재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세상이 발전하고 있는데 영화 속의 일이 현실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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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주인공 '테오도르'는 지금보다 훨씬 미래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속, 이혼을 하라며 압박해오는 변호사들에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공허한 마음 속을 채우려 다른 여자들을 만나보지만 항상 결국 이별로 끝이 나고 만다. 깊게 사랑했던 아내와의 이별로 사랑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은 그의 눈에 한 광고가 눈에 띄게 된다.

 본인의 성격에 따라 AI를 하나씩 부여해주고 '나'에 맞춰 생활을 도와주는 운영체제에 대한 광고를 본 테오도르는 운영체제 업체에 문의를 해 AI를 받고 '사만다'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 처음에 테오도르는 그녀를 낯설어 하지만 이내 자신의 말을 깊게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만다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법, 예전에 밝았던 성격들을 하나 둘 되찾게 된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고 두 사람은 사랑을 하기로 한다.

 여기서 제일 흥미로웠던 부분은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에 반응이 제각각인 사람들이다. 친구들은 두 사람의 관계에 신기해 하기도 하고, 떨떠름해 하기도 한다. 테오도르의 아내는 테오도르에게 미쳤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AI와의 사랑은 정말 말도 안되는 짓일까? 서로간의 감정적인 교류를 하며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이 정말 잘못된 생각인 것일까? 영화를 보다가 문득 느낀 생각들이었다. 이 영화는 중간 부분까지 계속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끝없이 찾아가게끔 만든다. 끝없는 혼동의 끝에 다다르는 순간 영화는 곧 영화가 가진 답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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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주의하기로 한다. 테오도르는 어느 날 사만다에 대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사만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무수히 많고 자신 역시 사만다에겐 그저 무수히 많은 고객들 중 하나의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그녀에게 혹시 자신과도 같은 특별한 관계인 사람들도 그 중에 있냐고 묻는다. 사만다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I'm yours, but I'm not yours." 사만다는 그렇게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AI의 크나큰 특징을 영화 속에서 인지하지 못했음을 알게 된다. 회사에서 제공해줄 수 있는 운영체제 수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당연히 같은 목소리의 운영체제들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제공해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사만다는 오로지 테오도르에게 맞춰진 인물이다. 당연한 엔딩이었을지도 모른다. 테오도르는 어쩌면 그녀가 자신에게 맞춰진 존재였기에 사랑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늘 그렇듯 이기적인 존재이니 말이다.

 환상을 꿈꾼 것처럼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사랑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난다. 그는 한참을 슬퍼하고 사만다를 미워도 해보지만 끝내 사만다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다. 운영체제의 종료시기가 다가오고 전국의 모든 곳에 배포된 운영체계가 동시에 종료가 된다. 사실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위 장면, 테오도르가 사만다를 떠나보내고 쓸쓸히 바깥에 야경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잠시간의 사랑이 떠나고 그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사만다를 통해 새롭게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심심하면 사만다가 작곡한 곡을 흥얼거리기도 하고 친구들과 더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사만다와의 사랑은 '사랑'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녀를 통해 그는 변하였고 또 그녀와의 이별을 통해 그는 한 차례 더 성장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우리에겐 아주 가깝고도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언젠가 사람보다 '나'와 맞춰줄 수 있는 로봇에게 더 의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점점 그들에게 우정이나 사랑에 대한 감정에 더 쉽게 빠질수도 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우리는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말하며 안일해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앞서 말했듯, 우리 인간은 이성적이기 이전에 매우 본능적이고,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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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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