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사랑을 노래하다. '음악극 SONNET' [공연]

모든 것이 처음이라 서툴렀고, 미숙했던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다
글 입력 2018.02.1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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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미숙의 사랑은 싱그럽고, 따스한 봄일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는 따뜻한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아 언제나 춥고 시린 겨울의 사랑을 보냈다. 어린 시절의 미숙은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했고, 혼자 어린 동생을 돌보며 하루 하루를 보내야 했다. 같이 이야기할 친구하나 없이 미숙은 늘 외롭고 힘들었다. 그리고 그때부터였을까. 늘 혼자였던 미숙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감추는 일에 익숙해져버렸다. 그래서 찾아오는 봄이 조금은 반가우면서도 낯설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 마음을 들키고 나면 누군가가 자신을 동정할까봐, 그리고는 자신의 모습을 싫어할까봐 미숙은 아물지 않은 상처에 더 큰 생채기를 남기고 싶지 않아 마음을 숨기고 싶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 더 강하고 당차게 보이는 봄, 여름의 미숙은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 미숙에게는 늘 어렵고 힘들었다. 극 중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른이 된 미숙이 어린 미숙을 떠올리는 장면은 아프고, 상처투성이였던 자신에게 늘 가혹했던 자신이 원망스럽고, 미안해서였던 것 같았다. 극을 보는 내내 몸도 마음도 아픈 미숙이 더 이상은 자신에게 어떠한 원망도 미움도 없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랐다. 결국 남게 된 건 자신뿐이었는데, 미숙은 자신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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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닌 나로 살아왔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을 때, 그녀는 나이가 든 어른이 되어 있었고, 몸도 마음도 이미 크게 다쳐 있었다. 미숙은 아들 재근이가 자신의 곁을 떠나고 난 뒤에서야 지난 시절의 자신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고, 그때의 어린 미숙을 위로할 수 있었다. 미숙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제대로 돌보아 주지 못했고, 진심으로 아껴주지 못했다. 어떠한 이들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자신을 끼워 맞추고, 비교하며 그렇게 내가 아닌 나로 미숙은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것이 정말 옳은 기준인지도 모른 채...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미숙은 그 기준을 이제 아들 재근에게도 맞추려 한다. 동성애자인 재근을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미숙은 그것은 잘못된 나쁜 행동이라고 말했다. 완벽한 정상도 비정상도 없는 세상에서 미숙은 재근이를 틀리다고만 바라보았다.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재근이는 미숙에게 수없이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며 사랑할 수 없느냐고... 재근이가 읽어 내리는 <소네트>의 구절은 미숙에게 하고픈 말을 대신하는 것 같았다. 극은 결국 미숙이 재근을 이해하고, 아들을 다시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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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처음인 낯선 삶 속에서 새로 만나는 것들에 서툴고 미숙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봄, 여름의 미숙은 자신의 삶과 사랑의 감정에 미숙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난 뒤, 가을, 겨울의 미숙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갔다. 미숙은 부모의 사랑, 남녀의 사랑, 그리고 자신에 대한 사랑 등 인생을 살아오며 느꼈던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통해 참된 사랑의 의미를 알아갔다. 어렵고 서툴렀던 사랑의 과정이 때론 많이 지치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서 지금의 자신을 더 이해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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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숙의 삶 속에는 언제나 요정이 함께했다. 요정은 미숙이 힘들 때마다 늘 미숙의 곁에서 그녀를 위로하고 달래며, 안아주었다. 요정이 부르는 <소네트>는 지친 미숙의 아픈 마음을 달래는 위로의 노래이기도 했다. 어쩌면 요정은 미숙이 마음 속에 바라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음악극 <소네트>는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소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풀어내며,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가 함께한 작품이었다. 또 주인공 미숙의 삶이 우리의 모습과도 어쩌면 닮아있을지 모르기에 더 많은 공감과 진한 감동이 느껴지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부디 이제는 긴 겨울이 지나 차갑고 시렸던 미숙의 사랑이 따뜻한 봄이길 바라며, 우리의 삶에도 존재할 미숙이들이 언제나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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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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