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안녕, 거리로 나온 예술에게 인사를 건내는 순간

미술관 벽에서 거리로 나온 미술 - Hi,POP
글 입력 2018.02.0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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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전시를 가기 전 앞서 프리뷰에서 가득 언급한 수많은 질문과 호기심, 그리고 말로만 듣던 작품들을 보러 간다는 설렘, 많은 생각을 가득 품고서 향한 전시였던 Hi, POP 팝아트 전시회. 미술사를 전반적으로 훝어가며 배운 적이 있는데 시대를 지날 수록 광범위해지는 미술사에 팝아트는 다른 현대미술들 사이에 끼여 많이 들여다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인지 생각해보니 팝아트는 내 머릿 속에서 생각보다 더 막연한 것이었다.


팝아트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앤디 워홀... 
어서 떠오르는 마릴린 먼로...
배워서 알게된 리히텐슈타인...
만화 그림체의 우는 여인...


막상 뭔가 이어져있는 느낌이 없는 단어들의 연속이었다. 알고는 있지만 뭐랄까 그냥 알고만 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팝아트는 다른 예술들과 다르게너무나 익숙한 느낌을 준다. 그 팝아트만의 친근함은 부정 할 수는 없었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우리에게 전혀 다르게 느껴졌던 단어의 무게 그 사이를 무너뜨린 팝아트. 전시회를 가기 전 잠깐 팝아트에 대한 소개를 읽으면서 팝아트의 등장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하지만 실제로 마주하는 작품과 만나는 순간은 내가 기억하는 팝아트 그 이상인 것이 확실한 것임을 느꼈다. 단순히 알고만 있던 예술 그 이상의 세계를 보여준 M컨템포러리의 Hi, POP - 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展 리뷰를 시작한다.





***

Painting relates to both art and life.
Neither can be made
- I try to act in the gap
그림은 생활과 예술의 결합이다.
나는 그것을 구분하는 사이에서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 Robert Rauschenberg 로버트 리우센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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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수염고래 무리, 로버트 리우센버그


친구와 함께 전시를 보러 갔는데 리우센버그의 작품의 첫만남에 둘이서 동시에 외친 단어가 `뭔가 어렵다` 였다. 작품을 보고 제목을 보아도 어떻게 이 작품과 이 제목이 만나게 되었지 라는 질문만 둥둥 떠다녔다. 리우센버그의 작품들은 전시회를 다녀온 오고 이 리뷰를 쓰기 전에 리우센버그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다시 읽고 좀 더 생각해 보았는데 조금은 더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우연성`. 어떠한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혹은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 것이 우연. 즉 언제든지 한 주제에서 모든이가 공감 할 객관적인 만남만은 이루어 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리우센버그가 한 제목 아래서 콤바인한 요소들의 만남도 반드시 리우센버그의 그리고 감상하는 다른이들에게 여러가지 방향으로 유의미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완성의 끝은 감상자의 감상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도 여전히 명료한 느낌을 말할 수 없지만 전보다 더 많이 리우센버그 작품에 다가간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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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k!,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리뷰에서 말했던 그 친근함 이라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느꼈다.
그들의 작품을 볼 수록
그리고 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할 수록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인쇄를 할 때 생기는 망점들을 더 확대해서 작품에 그대로 표현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리히텐슈타인의 만화를 기반으로한 작품을 직접 만났을 때는 몇 배는 훨씬 커진 망점들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만화의 한 장면을 엄청나게 확대해서 보는 기분이었다. 만화 한 페이지의 일부의 칸을 차지하고 있던 그림을 하나의 작품으로 확대해서 보는 느낌이랄까. 뭔가 되게 가깝고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화라는 소재 자체가 우리와 가까운 소재이기도 하지만 거리에 있어서도 가까운 느낌이 문듯 드는 듯 했다. 마치 내가 작아져서 만화 한 페이지에 있는 그림 한 칸에 다가간 것처럼, 반대로 작은 그림 한 칸이 나만큼 커져서 내게 다가온 것처럼. 어떤 방향으로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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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상이 있는 정물화, 로이 리히텐슈타인


리히텐슈타인의 [인물상이 있는 정물화]를 감상하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오브제들에 조금 놀랐었다. 동양적인 소재인 불상과 비슷한 형상인 인물동상, 염주, 그리고 배경의 대나무들. 리히텐슈타인 유명한 예술가인 것, 그리고 떠오르는 몇 유명한 작품 몇 점만 알고 있었지 이런 다양한 소재들을 그릴줄은 전혀 몰랐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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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로이 리히텐슈타인, 스타디크 박물관 포스터
우. 키스 해링, 종말 연작 中


전시를 보며 느꼈던 한 가지는 이들이 너무 유명한 팝아트 예술가이들이란걸 알았다는 것만으로 지금까지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떠올렸을 때 고정관념을 가지고 생각해왔다는 것이었다. 만화만 떠올랐던 리히텐슈타인의 동양적 소재를 가진 그리고 추상주의와 다른 예술가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 그리고 재치있는 동작의 그림이 떠올랐던 키스 해링의 종말을 표현한 그로테스크한 작품들 등 내가 생각해왔던 것 그 이상으로 그들의 작품 세계는 더 넓은 것임을 이번에 깨닫게 되었다. 전시를 통해 그들의 또다른 작품세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던 전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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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상상했던 크기 그 이상이라 첫인상부터 놀라웠다. 새삼 앤디워홀이 이 작품을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에 사람들이 느꼈을 감각을 상상해보게 되었다. 상상해보면 우리나라라 치면 갑자기 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이라면서 마트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고 사고 먹던 참치캔을 엄청 크게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 미술관에 걸어논 것이다. 그렇게 비유해서 생각해보니 앤디 워홀의 작품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사람들에게 준 충격은 더 대단한 것이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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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켐벨 수프 작품이었다. 정확히 무엇때문이라 할 수는 없는데 그저 유명한 켐벨수프 작품들을 우르르(?)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토마토 수프만 있는 줄 알았던 켐벨 수프에도 다양한 맛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앤디 워홀이 토마토 맛 켄벨 수프만 여러개 찍은 줄 알았는데 다 다른 맛의 수프였던 것이다.

되게 뜬금 없는 감상문이라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또 그만큼 `뭔가를 알아내야해`, '무슨 의미를 가진 걸까' 등의 부담 없이 편히 감상한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었다. 다음 앤디 워홀의 한마디에 내 감상에게 힘을 조금 더 실어본다.


"내 그림과 영화와 나를 보면
거기에 내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어요"


눈에 보이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팝아트가 열어둔 작품 감상의 세계를 마음껏 누렸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Epilogue



`미술관 벽에서 거리로 나온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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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회를 가기 전에 팝아트에 대해서 조금 읽어보았는데, 미술관 벽에서 거리로 나왔다는 표현이 팝아트를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상위계층의 취향으로 이루어져 왔기에 많은 사람들과 장벽을 이루었던 예술을, 전에는 없던 방식인 대중문화로서 사람들에게 먼저 가까이 다가간 예술이 바로 팝아트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던 예술을 대중문화를 통해 밖으로, 즉 거리로 나온 예술 팝아트란 것이다. 팝아트를 보면 느껴지는 친근감, 아마 거리로 나와 먼저 다가온 팝아트의 시작에서 부터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정도 규모의 해외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또 열릴까 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로 흔치 않은 전시회 기회가 국내에 온 것임은 맞다고 생각한다. 현대미술과 팝아트에 관심이 있다면 꼭 가야 할 전시회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전시회를 가서 모든 작품들을 이해하고 느낄 수 없을 것이다(모두 이해하고 느껴보았다면 정말 축복일지도).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들을 만난다면 당황하지말고 그 그대로 작품을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마치 필자가 앤디 워홀의 켐벨수프를 느낀 것처럼!). 그런 의미에선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팝아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작품을 만든 예술가에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전시 내 파트마다 소개된 글을 읽으며 감상하면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팝아트를 어느정도 알고 있다 해도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과 감상을 선물해 줄 것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 기억한 느낌이 직접 만났을 때와 같은 느낌이라는 보장은 없기 떄문이다. 그리고 이번 전시가 16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나며 평소 알고 있던 팝아트 그 이상의 작품 세계를 만나는 기회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팝아트를 만나는 기회를 향유하길 바라며 리뷰를 마칩니다.
 

* 필자는 평일 오픈시간에 찾아가서 넓은 전시장내를 여유롭게 누비며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었다. 다른 시간대를 모르겠으나 혹여나 필자처럼 여유로운 감상이 전시회 선택의 꽤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이시라면 오픈 시간대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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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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