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끊임없이 질문하다, 루이지 꼴라니 특별전 [전시]

글 입력 2018.01.29 00:50

Prologue.

디자인을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뒤로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디자인의 매력은 나의 생각을 어떤 형태로든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무언가가 기능과 형태를 갖도록 구현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창작의 고통을 수반하지만 말할 수 없는 희열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위해 던진 하나의 물음에서 탄생되는 스케치와 모델링 과정이 우리 주변의 것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만큼 매력적인 일도 없을 것 같다. 루이지 꼴라니는 바로 그런 끌림을 주는 디자이너이다. 자연으로부터 소재를 찾아 그 신선함을 많은 이에게 선사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이다.

질문을 던지다

질문을 던지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이다. ‘A가 B가 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하여 ‘A가 B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의 과정을 거쳐 대부분의 디자인이 구현된다. 이 질문을 꾸준히, 잘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야만 아마도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듯 하다.

루이지 꼴라니는 이 질문을 자연을 관찰하는 자신에게 수없이 던지며 디자인 프로세스를 진행해왔다. 질문의 대부분은 자연에 관한 것이었고 그는 자연의 답을 자신만의 것으로 잘 소화해냈다.

자연에서 답을 찾다

앞서 질문을 던졌다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디자인을 위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루이지 꼴라니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것에 더해, 그가 전공한 기체역학을 접목하여 차별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자연에서 소재를 찾은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존재하지만, 특히나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기체역학을 전공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엔지니어적 면모와 디자이너로서의 자질이 만나 미래지향적 특성이 돋보이는 바이오 디자인을 탄생시킨 것은 디자인의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고 빼어난 미감도 갖추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인간은 그저

자연을 관찰만 하면 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완벽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Luigi Colani

(루이지 꼴라니)

디자인 철학

모든 것은 그의 디자인 철학이 매우 분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연을 관찰하여 답을 찾고 이미 존재하던 것에서 무엇보다도 미래적이고 인간친화적인 디자인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기술이 담긴 제품들은 더 큰 편리성과 심미성을 필요로 하고, 대중성까지 겸비하고자 한다. 세 가지를 모두 갖추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편리함과 익숙함을 느끼게 하는 데는 그의 말처럼 ‘자연’만한 영감의 원천도 없는 듯하다.

그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에 반영된 디자인 철학도 작품을 감상하며 함께 숙고한다면, 디자이너 루이지 꼴라니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 관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