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새해에 대한 고찰 [일상]

글 입력 2018.01.0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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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해를 맞으면 항상 계획을 세우려고 하기 마련이다. 작심삼일이니 다 소용없다고 말하면서도 한 해의 큰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연초이다. 세우는 목표들은 참 다양하다. 다이어트나 토익같이 매년 변하지 않는 목표들이 있는가 하면 수능같이 이 해에만 할 수 있는 목표들도 있기 마련이다. 하기 싫어서 미루다가 하는 목표들도 있고, 반대로 하고 싶어도 못하다가 드디어 세운 목표들도 있기 마련이다. 2018년이 이틀 정도 지나고 있는 지금 많은 다이어리들이 새해 목표로 채워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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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는 불가능한 것이 분명하다.


 왜 새해 목표를 세우는 것일까? ‘새해’라는 특별한 타이틀이 붙는 것은 1년이라는 한 단위의 시작이라는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1년이라는 단위가 있기 때문에 새해 목표는 특별하다.

 시간의 단위와 기후는 매우 밀접하다고 한다. 잘 알지 못하지만 감히 적어보면, 열대지방에는 1년같이 긴 시간개념이 없는 부족들이 있다고 한다. 365일 기후가 동일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겨나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기에 긴 시간 단위들이 중요했다. 계절에 맞춰 농사의 과정이 달라지기에 먼 과거부터 역법이 중요하게 발전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24절기의 반복이나 1년같이 긴 시간 단위는 생업의 사이클이 도는 단위였다. 그리고 그 단위의 목표는 ‘작년보다 모내기 1주일 일찍 하기’나 ‘올해는 콩 대신 깨를 심어보기’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것이 변했다. 사실 1년이란 단위가 없어져도 우리의 일상은 많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새해가 된다고 일상은 계속된다. 12월 30일이나 1월 2일이나 출근을 해야 함은 변함없다. 오히려 오늘날의 사이클은 각자의 삶에 따라 다르다. 대학생인 필자에게 실질적인 사이클은 3월에 시작한다. 새해는 겨울방학이나 계절학기 도중에 만나는 행사일 뿐이다. 이처럼 1년이라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실질적인 의미를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작과 끝의 왕관을 1년의 앞뒤에 씌우고는 그 왕관을 따라 움직인다. 여전히 우리가 연말과 연초를 챙기고 새해 목표를 세우는 것은 단지 우리에게 어떤 시작점이 필요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목표뿐만이 아니다. 새해에는 인사를 나누고 복을 빌어주면서 관계를 기억한다. 왜 하필 새해일까. 사실 복은 언제든지 빌어줘도 상관이 없다. 일반적으로 ‘연초에 빌어주는 복은 다른 때 빌어주는 복보다 더 풍성하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빌어주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과거에 새해의 복은 다가오는 생업의 사이클에 빌어주는 복일 것이다. 생업의 사이클의 결과가 나오는 한가위가 풍성하기를 빌어주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하지만 매달 월급을 받거나 3월에 학기가 시작되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3월과 9월에 한 학기의 성적 복을 빌어주고 달이나 분기별로 보너스 복을 빌어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새해에 복을 빌어주는 것은 새해가 과거와 미래의 구분선으로 자리 잡고 있기에, 과거를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출발선이 우리에게 필요하기에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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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 일출을 보러가는 것도 시작이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새해 목표를 거의 세우지 않는 편이다.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나 주어진 할 일은 동일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새해가 돼도 목표는 기존의 가야 할 길 그대로인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해에 빌어주는 복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정의 시작인 결혼식에 복을 빌어주고, 한 생명의 시작인 생일을 항상 기억하듯이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새해 역시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주변의 사람들과 웃으며 복을 빌어줄 수 있다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복을 받고 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에디터 기간의 반 정도가 흘렀다.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버텨왔고, 많은 경험들을 아트인사이트 가족분들과 쌓아가고 있고,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께서 너무나 부족한 글을 읽어주셨다. 새해는 1주일 주기의 기고일 사이에 있는 행사일 뿐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1년을 맞아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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