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4. 헤이맨 EP 발매 기념 단독 공연

글 입력 2017.1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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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혼술’· ‘혼영’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서도 어쩐지 혼자 소규모 클럽의 스탠딩 공연을 보는 일은 사실 처음에는 조금 뻘쭘했습니다. 동행하기로 했던 지인에게 일이 생겨 계획과 달리 혼자 보게 됐던 공연이었거든요. 스무 살이 되자마자 근처에서 공연과 연극을 찾아봤던 기억이 떠올라 설레면서도 동시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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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헤비’는 계단을 따라 붙여진 포스터와 길게 늘어선 사람들로 헤이맨의 공연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입장한 공연장은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아티스트의 음악을 온 몸으로 즐기기엔 충분했고, 이미 기대에 찬 수많은 사람들로 채워진 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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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대는 마음으로 MD를 구경하며 기다리던 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은 밴드 ‘당기시오’의 무대로 시작되었습니다. 당기시오의 공연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공연장을 꽉 채운 에너지에 금방 압도되더라구요. ‘Depression’,'Loose way'과 같은 강렬한 곡을 이어 부르던 당기시오는 음악이 끝나면 의외의 순둥한 반전매력을 선보였습니다. 당기시오의 단독 공연 때는 헤이맨이 도움을 줬었다며 상부상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중간에 마이크가 되지 않자 이런 일이 공연의 주인공이 아닌 자신에게 생겨서 다행이라며 웃어넘기기도 했습니다.

당기시오의 무대는 밴드의 고유한 음악 색깔은 물론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노련미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헤이맨과 마찬가지로,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단독 공연의 주인공 ‘헤이맨’이 등장했습니다. 음악을 시작했던 대구에서 열리는 공연이어서인지 팬들 이외에 멤버의 지인들도 곳곳에 보였는데요. 공연 내내 온 힘을 다 해 호응하고 즐거워하는 훈훈한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왔습니다 :)


 
#Prism


헤이맨 공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은 이번 앨범 < Prism >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Jelly’였습니다.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사운드가 인상적인 노래인 만큼, 라이브로 들으니 음악의 맛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젤리, 젤리, 맛있는 젤리-’ 첫 무대를 떼창으로 열 수 있어서 더욱 신났고, 보컬 도영의 (쩰리과 줼리 사이의) 특유의 쫄깃한 발음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더더욱 좋았습니다.
 
헤이맨은 'Jelly' 이외에도 11월에 발매됐던 앨범 < Prism >의 수록곡들을 라이브로 들려줬는데요. 들으면 들을수록, 가사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프리즘은 헤이맨이 지향하는 하나의 목표와도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Dejavu’는 음악이 끝나고 잠깐 동안 정적이 이어질 만큼 몽환적이었던 반면에, ‘불끈불끈’은 떼창은 물론 모든 관객이 몸을 흔들거릴 만큼 흥겨웠거든요. ‘Dejavu’는 석양이 질 무렵 가을 하늘 같았고, ‘불끈불끈’은 바람 살랑살랑 부는 봄 날씨의 풍경 같았다고 할까요. ‘다 지난 일이지만’은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표하는 가사가 귀에 아로새겨지며 ‘Jelly’와 상반되는 매력을 선보였고, ‘Xtopia’는 모든 관객을 들썩거리게 만들 정도로 신나는 연주와 파워풀한 보컬이 돋보였습니다. 각기 다른 분위기였지만, 전적으로 멤버들의 조화와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오일밴드

 
또 하나, 헤이맨의 지나온 자취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예전에 <청춘버스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일밴드가 수능이 끝난 학생들을 위해 기습으로 찾아가 학교 운동장에서 버스킹을 하는 것을 보고 신기했는데, 그 때 들었던 ‘전염’과 ‘Zero-sum’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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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는 대구는 물론 서울과 군산 그리고 국경을 넘어 브라질까지(!) 다양한 곳에서 찾아온 팬들이 함께했는데요. (실제로 브라질에서 헤이맨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오셨다고 하더라고요. 멤버들은 그들의 열정에 쌈바!를 외쳤습니다.) 공연을 하는 내내 관객과 소통하려는 헤이맨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여유를 몸소 느낄 수 있었어요. ‘헤이맨’으로는 신인이지만, ‘오일밴드’로 그동안 쌓아온 시간들 속 숱한 무대경험에서 배워온 유쾌함에 덩달아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곡

 
이번 공연은 헤이맨의 첫 단독 공연인 만큼 처음으로 라이브를 선보이는 신곡도 셋리스트에 많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너를 믿어’, ‘동경은 뜨거워’, ‘우.떨.추’, 그리고 앵콜곡이었던 ‘Light’까지, 혜자스러운 음악으로 꽉꽉 채운 공연에 많은 팬들은 뜨거운 호응으로 답해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선보인 신곡은 ‘너를 믿어’였습니다. 도영은 노래를 시작하기 전 관객들에게 친동생과의 일화를 바탕으로 음악과 관련된 비하인드를 먼저 이야기 해주었는데요. 도중에 감정에 복받쳐 이내 무대를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방금 전 눈물을 흘린 행동에 본인도, 멤버들도 의아해하며 놀리기 바빴지만, 사실 그 덕분에 저는 더더욱 가사에 귀 기울이려 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묵직하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게 헤이맨의 방식대로 위로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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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난스럽고 개구쟁이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신곡 ‘동경은 뜨거워’ (일명 ‘도쿄 핫’!)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곡에서는 멤버들이 관객들에게 간단한 춤을 부탁했는데, 사실 혼자 서서 춤을 추기는 조금 뻘쭘하더라고요. … 하지만 나중에는 옆의 관객이 일행이라도 된 것처럼 뻔뻔하고 신나게(!) 즐겼습니다. ‘트로피카나’를 연상시키는 춤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드럼 공탄의 춤이었습니다. 비장하게 일어나 무대 중앙에 서서 고운 머리 휘날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모든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었어요, 게다가 관객석으로 내려와 중앙에서 무대를 점령하는 센스까지. 모든 관객들은 공탄의 넘치는 흥에 금방 동화되었습니다.
 
언뜻 들으면 의아할 수도 있는 제목의 '우.떨.추’(우리가 잠시 떨어진 이유는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는 잔잔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었습니다. 지금 아무리 힘들더라도, 결국에는 더 나은 시간이 올 거라는 믿음은 어떤 순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주잖아요. 이별 노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동시에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싸인을 기다리는 동안 오일밴드였을 때부터 팬이었던 한 관객분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지방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을 찾아보다가 알게 되어 그대로 팬이 되었다던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밴드를 향한 애정은 물론 지방인으로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곳에서 꾸준히 본인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팬들 덕분에 공연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하던 헤이맨의 말이, 그리고 앵콜곡 ‘Light’에 호응하며 팬들이 휴대폰으로 만들어준 숱한 불빛들이 아직도 눈앞에 아롱지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라이브를 했던 음악들이 벌써부터 눈치 없이 기다려지네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발걸음을 이제 막 뗀 밴드인 만큼, 앞으로 꽃길을 만들어갈 그들의 모습이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다음 주에는 헤이맨 인터뷰가 업로드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셋리스트
 
Jelly
전염
Zero-sum
다 지난 일이지만
Dejavu
너를 믿어
Xtopia
동경은 뜨거워
불끈불끈
우.떨.추 (우리가 잠시 떨어진 이유는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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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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