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 누나, 여동생 그리고 엄마. [문학]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작가
글 입력 2017.12.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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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돌아보니 그들은 우리 누나, 여동생 그리고 엄마였다. 작가 조남주씨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사회의 안팎, 더 나아가면 우리가 속해 있는 크고 작은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시선 앞에서 놓여 있는 여성이 걸어온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서두를 시작했지만 더욱 솔직해지자면 남성의 편의, 사회의 이윤의 순리대로 여성을 소비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여성에 대해서 다루는 시기는 1982년생 즈음 즉, 지금 우리 나이의 30대의 여성의 시대이다. 가정에서 여성의 탄생 앞에서 특정한 성별을 선호하는 사상에 저울질 되던 모습. 학창시절과 대학생시절의 사소한 선택들까지 가족 구성원에 희생에 대해서 최적화되어야 한다는 압박. 생물학적인 완력이 이유로 신변이 위협되던 순간, 회사에서 사회적 지위에 눌려 당하는 성적인 문제 그리고 결혼 전 후의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엄마라는 역할로 인해 강요 받는 여성을 삶을 보여준다. 그 시대 김지영들은 동의한 적도 없는 기준에 끈임 없이 재단되었다. 누가 그렇게 지정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누구도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았지만 그런 기준들은 이전 세대에도 여전히 있었다. 그리고 더 고통스러웠을 이유는 여성이 받는 압박은 눈에 띄지고 귀에 선명히 들려오지도 않게 다가왔으며 무엇보다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시대이던지 그 나이대의 여성이 갖춰야할 덕목이나 취해야할 자세들은 정해져 있었다. 또 여성의 지위나 권리에 대한 보장. 이 문제에 대해서 모두가 완벽히 합의하지 못한 점은 비단 현대사회가 가진 특수한 문제가 아니다. 이전까지는 여성의 사회적 권리에 대해서 논의자체가 없거나, 평등하지 못함에 대해서 받아드리는 것까지 여성의 역할이라 굳게 믿어온 시간들이 더 길었다. 어쩌면 무지와 무관심으로 오랜 시간 축적이 되었고 세대를 거쳐서 물려받은 산물이기도 하기에 그런 압박들에 대해서 부당하다며 큰소리를 외치거나 반문하지 못했던 것 아닌가. 평등의 추를 정중앙에 놓으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여성이라는 존재만으로 월권행사로 여기어 졌던 모습은 결코 오래전 일은 아니다.

작가 조남주씨가 하는 이야기는 그동안 여성이 당해왔던 불편함에 대한 폭로와 우리의 김지영이 안고 있던 아픔에 대해서 보상을 촉구가 아닐 것이다. 그간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알더라도 모른척했던 행동들의 그림자 뒤에 울던 여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여성이면 모두 알지만 결코 여성밖에 이해했던 고민들을 꺼내 놓으면서 더 이상 잘못된 기준과 시선에 의해서 더 이상 여성이 소비되고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지 않을까.

물론 어려운 문제이다. 법이나 제도를 세움으로서 그저 말끔히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또한 요즘 사회에서 젠더(Gender)에 관한 논의는 굉장히 민감하고 섬세한 주제이지만 오고 가는 말들은 꽤나 거칠고 투박해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혐오라는 범주에 쉽게 가두기도 한다. 분명한 사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지 우리가 온전하게 함께 갈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지쳐서 서로를 헐뜯는 모습이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은 결코 어떤 독립적인 성 하나만으로 사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부족한 이해들은 올바르지 못한 시선을 낳아 누군가를 아프게 했고 그들은 82년생 김지영이고 우리 누나이며 여동생이였고 엄마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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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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