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쓸쓸한 겨울, 에드워드 호퍼를 만나다 [시각예술]

글 입력 2017.11.2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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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7.22-1967.5.15)가 활동하던 20세기에는 입체파를 선두로 한 추상미술이 미술계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화가들은 동시대의 삶을 반영하는 전통적인 미술양식을 고수하며 사실주의 회화를 이어나갔다. 20세기의 사실주의는 시대를 반영하여 나름대로 독창적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화풍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부흥기를 맞으며 에드워드 호퍼의 사실주의 작품들 또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는 주로 소외되고 고독한 도시인의 모습을 주로 다루었다. 또한 배경은 호텔방이나 극장휴게실, 주유소, 술집 등과 같은 미국의 평범한 도시 풍경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마치 스산하면서도 쓸쓸한 겨울 밤에 참 잘 어울린다. 물론 작품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기 보단 더 외로워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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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의 대표작은 1942년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다. 아무도 없는 거리는 고요해보이고 늦은 밤의 술집에는 외로운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은 한 공간에 있지만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기만 해도 적막과 고독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현대인들의 마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무래도 쓸쓸해 보이는 그림 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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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작 <뉴욕의 방> 또한 현대인들의 소통 단절과 고독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같은 방 안에 있지만 신문을 보고 있는 남성과 고개를 돌린 여성의 사이에서는 어떠한 교류도 느껴지지 않는다. 같이 있으나 함께 하지 않는, 외로운 미국인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오늘날에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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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방>은 위에서 소개한 작품들에 비해 다소 밝은 분위기이다. 아무리 겨울 밤에 잘 어울리는 작가라지만 어두운 작품만 보면 마음이 너무 시릴까 싶기에 포함해 보았다. 물론 인물이 홀로 있어 쓸쓸한 느낌을 주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맑은 날씨에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아 조용히 사색하는 것은 썩 나빠 보이진 않는다. 가끔은, 아니 꽤나 자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버티는데 힘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혼자의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숙명일지 모르겠다.

여기서 다룬 작품들 외에도 더 많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이 존재하기에 혹시 마음에 들었다면 이 작가에 대한 탐구를 이어나가셨으면 좋겠다. 바람이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는 겨울 밤에 20세기 화가 에드워드 호퍼와 함께 고독을 곱씹어보는 것도 꽤나 낭만적인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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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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