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 연극의 실황과 비판을 담은 2인극, 연극 '비평가' [공연]

글 입력 2017.11.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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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비평가
2017.11.10~19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

  후안 마요르가  출연  김승언 이종무





무척 인상 깊게 보았다.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만족할만한 공연이었다.

2인극은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
연극은 사람이 적게 나올수록
더 재밌는 거 같다!

더 귀 기울여 인물 각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만큼 인물에게 애정도 생기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그 속사정이 없는 인물은 없다.

두 인물에게 온 관객의 시선이 쏠린다.
고작 두 인물이 긴 러닝타임을 이끌어나간다.
이들의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그 신뢰를 잃었을 터인데,
본 연극에서는 전혀 그럴 일이 없었다.

두 배우 모두 열연했고,
그들의 연기가 무척이나 열정적이고 좋았다.
특히 비평가 역할의 김승언 배우의 연기가 정말 자연스러웠다.
 그가 이야기 할때는 정말 마음을 주고, 믿고 봤던 것 같다.

*

쏟아지는 대사들에도
러닝타임 내내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가져오고 싶을만큼 탐스러운 대사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소화한 배우들이 있었다.

먼저 대사가 너무 센스있고 좋았다.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면서도
적당히 자극적이고 유쾌하고 또 날카로웠다.

극의 전반부에서 전반적인 상황을
소개하면서 나눴던 대사들에는
홀로 조용히 탄식을 내지를만한 문장들이 많았다.

'와, 저런 의미를 이렇게도 쓰고 또 표현할 수 있구나.'

둘의 대화로서 극의 스토리가 전달되어야하는만큼
대사량도 독백도 무척 많았는데,
첫째로 대사들이 좋고
또 그걸 잘근잘근 맛있게 씹은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2인극을 수월하게 볼 수 있었다.

무대 위 두 배우의 연기가 자연스럽다.
이렇다 할 동작이 없을 대사들에도 아주 자연스럽게
걸음과 동선과 동작을 구사했다. 이렇다 할 큰 동작이
없지만, 그래서 더 고민했을 터였다.
좁고 한정적인 무대공간을 잘 활용했다고 보는 내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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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무대는 좁고 한정적이었다.
극장 크기나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극에서 활용되는 무대 말이다.

주 무대는 비평가 볼로디아의 작업실이었다.
다소 상징적으로 표현되어있어
소품이나 동선의 활용도가 무척 낮아보였다.

그랬기 때문에 무대를 활용하는 두 배우의 센스가 돋보였다.

*

마지막으로 내용과 전체적인 극의 느낌을 되살려보자면
극이 처음에 쭉 가지고 가던 긴장이 과연 끝날 때까지 지속되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두 인물이 치열하게
싸워나가던 것들이 마무리에 도달해서는
다소 관념적이고 평범하게 해결이 된 것 같아서
허무한 지점이 없잖아 있었다.

그래서 두 인물의 목표와 동기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두 인물이 결국 서로에 대한, 혹은 서로의 직업군에 대한
아쉬움만을 투정하며 마무리 된 것 같았다.

연극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던 포부는 어디에 있는가?

아, 여기서 두 인물 모두와 엮여있는 여자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비평가가 사랑한,
그리고 희곡작가가 그려낸 여자에 관한 스토리는
정말 놀라운 반전이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두 인물 모두가
짠해지고 나로서도 먹먹해졌다.

그러나 이 좋은 수수께기 이야기는
서사의 하나가 되어야 하지
이 연극의 마무리를 장식하면 안 됐던 것 같다.

결국 비평가와 희곡작가가
서로 이야기하던 '연극'이랄 게 무엇인지
와 닿지 않았고, 그렇게 수수께끼 플롯으로 연극은 막을 내렸다.

사실 숨겨진 속뜻은 '브로맨스'가 아니었을까? 하는
우스꽝스런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인물은 서로를 애정하는 것 같았고
이 갈등이 더욱 격해지지 않아서,
나는(보는 이는) 어느 인물 하나 응원할 수 없게 되었다.

조금 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다면
놀라운 반전 서사에 위트 있는 대사들,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들이 합세해
더욱 진한 인상을 주는 연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리뷰를 끝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극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날카로운 이야기로 기억될 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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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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