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웹툰 '며느라기'의 인기 배경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1.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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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린’이라는 여성의 결혼 생활을 다룬 웹툰 <며느라기>가 SNS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페북)과 인스타그램(인스타)을 통해 연재됐으며, 현재 팔로워는 페이스북에선 10만, 인스타그램에선 20만 정도다. 웹툰 ‘며느라기’가 인기를 끌게 된 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2-3년 째 페미니즘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는 와중 그에 걸맞는 주제 선정을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대 20-30대는 남녀는 평등하다고 배운 세대지만 미묘한 차이를 계속 느낀 세대다. ‘여자들도 노력하면 할 수 있어’라는 슬로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완벽한 해소를 바라는 페미니즘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평범한 개인의 일상은 가부장제에 따라붙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가진 문제를 구조나 사회문조보다 개인의 문제로 회귀하기 쉽다. 나한테 문제가 있어서 불합리한 일을 겪는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웹툰 ‘며느라기’는 페미니즘에 주목하는 사회 현상을 짚어내고 그 중에서도 ‘시댁식구들과 며느리’에 초점을 두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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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극적이지 않은 담담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제목만 보면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자극적으로 그린 것 같지만 웹툰은 의외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펼쳐간다. 며느라기에 등장하는 ‘민사린’의 시어머니는 대놓고 민사린을 혼내지도 않고, 무시하지도 않는다. 크게 나쁘지 않은 시댁 식구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평범한 일상들 사이에 미묘하고 은근한 불합리와 불평등이 있다. 윗세대가 보기엔 성차별이 거의 해소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딱히 소리 내어 지적하기 어려운 소소한 차별들이 오히려 가슴을 꽉 막히게 한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담담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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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웹툰 며느라기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욕망과 불합리한 것에 맞서는 것 간의 갈등을 묘사했다. “사춘기,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게 되는 ‘며느라기’라는 시기가 있대. 시댁 식구한테 예쁨 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그런 시기. 보통 1~2년이면 끝나는데 사람에 따라 10년 넘게 걸리기도, 안 끝나기도 한다더라고.” 웹툰 ‘며느라기’에 나오는 대사다. 이상하게 학교나 직장에선 할 말을 다 하는 적극적인 여성이라도 시댁과 관련된 일에 쉽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여성은 주위에 별로 없다. 회사나 학교와 달리 시댁은 남편의 가족이고, 잘 보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에선 항상 당당하던 민사린이 시댁만 가면 알아서 청소를 하고 그릇을 씻는 모습은, ‘며느리’라는 이름 아래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를 거부하면 질타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내적 갈등을 웹툰은 잘 묘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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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들이 웹툰 며느라기가 입소문을 타고 2-30대에게 큰 인기를 끈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현대 2,30대들의 비혼주의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웹툰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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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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