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매체와 만난 또 다른 감동,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

컨버전스 아트를 경험하다
글 입력 2017.10.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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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 포스터.jpg
 


Prologue.

모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들 중 하나이다. 처음 미술을 접할 때 보았던, 그의 따뜻하고도 풍부한 색감이 묻어나는 인상주의 그림의 매력 때문이었는지 지금도 모네의 그림을 볼 때면 마음 한켠이 굉장히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욱 새롭고 반갑게 느껴졌다.
    
 
모네전시 티켓.jpg
 
 
 
컨버전스 아트의 매력

이번 전시가 모네의 작품으로 구성된 것과 더불어, 몇 년 전부터 전시계에서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컨버전스 아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마음에도 나는 많은 기대를 했다. 기존의 전시회가 각 주제별로 작품을 전시의 기획의도에 맞게 나누고 그 안에서 스토리를 구성해 관객에게 전달하게 하려던 것이었다면, 컨버전스 아트가 결합된 전시는 작가의 원래 작품에 영상, 음향 등을 결합하여 풍부하게 공간 연출까지 시도한 결과물이었다. 미디어를 활용하여 주제별 섹션마다 그림을 배치하고 그에 맞는 공간과 영상을 연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지 그 흔적이 엿보이기도 했다.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2D와 3D를 넘나드는 예술 장르와 작품을 보여주어, 이번 전시가 대중들에게 모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양한 기술과 만난 전시장의 새로운 모습 뿐 아니라, 관람객의 연령층이 다양해 질 수 있다는 것도 컨버전스 아트 전시의 좋은 장점으로 꼽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존 전시회의 조용한 분위기에서는 미술품을 감상하려는 관람객들이 어린 아이들로 인해 방해받는 경우가 있어 불편해질 수 있지만, 다양한 소리와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는 보다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모네전시 지베르니.jpg
 

  
음악과 영상을 만난 모네의 그림


전시를 많이 보러 다니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그림 속의 이야기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상상력이 길러졌다는 것이다. 그림에서 떠오르는 감정을 가만히 느껴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는 작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상상해보며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 조용할수록 집중이 더 잘 되어 이런 생각을 하는 데 좋은 환경이 마련되기도 하지만, 적당히 알맞은 음악이 흐르던 이번 전시에서 영상 기술과 만나 움직임을 갖게 된 모네의 그림을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다. 모네가 안식을 찾고 말년의 휴식을 보낸 지베르니에서의 평온함이 전달되어 나도 잠시 일상과 단절된 채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모네전시 수련.jpg
 
 
빛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캔버스에 담아낸 모네의 그림을 다시 캔버스 밖으로 꺼내어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이전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감각적으로 그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그림은 순간을 포착해낸 것으로 입체를 평면에 재현해내는 데 발생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을 만난다. 하지만 음악과 영상을 만나 입체와 평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던 <수련> 연작 속 물의 움직임,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의 흐름과 같이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더욱 생동감 있는 연출과 작품의 재해석은 관람객을 지베르니의 정원으로 빠져들게 하는 데에 충분했다.

    



또 한편으로는 전시가 좋았던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다. 작품마다 프로젝션 맵핑이나 음악 연출로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잘 짚어내는 것이 컨버전스 아트가 결합된 전시의 장점이자 특징인데, 이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던 섹션도 있었다. 모네가 식사를 했던 테이블을 구성해놓은 곳이나 아르누보와 모네의 작품을 결합시킨 전시 테마의 섹션에서 그런 아쉬움이 느껴졌다. 작품이 워낙 유명하고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작가의 명작들이었던 만큼, 그 안에 있는 다양한 포인트들을 전반적인 전시의 흐름에 적용하여 유기적으로 연결했다면 더 좋은 전시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과 접목시킨 전시와 기술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전시의 발전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원래의 작품이 가진 가치와 감성은 그대로 간직한 채, 전시의 의도에 따라 더 강조하여 보여주고 싶은 부분들을 영상이나 음악 매체가 끌어내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컨버전스 아트 전시나 미디어 전시가 구성된다면 긍정적인 결과물과 관람객들의 호응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작품을 더 돋보이게도, 때에 따라서는 매체가 더 빛나 보일 수도 있을 컨버전스 아트의 다양한 시도들을 전시에서 만나보며 이에 대한 생각을 더욱 다듬어봐야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모네의 이번 전시는 더욱 기억에 잘 남을 것 같다.


모네빛을그리다전시 워터릴리.jpg


그의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이번 전시를 통해 또 한 번 느끼면서도, 편안한 휴식을 주며 자신의 정원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했던 모네의 마음이 잘 전달되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의 소중함도 알게 해주었던 <모네, 빛을 그리다 전>이 필자에게 좋은 기억이 되었듯, 많은 관람객에게도 따뜻한 휴식과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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