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비드 프레이&세종솔로이스츠의 Bach and Beyond [공연]

글 입력 2017.09.2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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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프레이&세종솔로이스츠의
Bach and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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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세대 중 가장 감동적이고 독창적인 바흐 연주자”

다비드 프레이는 세계를 무대로 리사이틀리스트, 솔리스트, 실내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자이다.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다비드 프레이와 협연한 세종솔로이스츠는 한국 주축으로 창설된 현악 오케스트라이다. 세종솔로이스츠는 세계 각지의 언론과 음악평론가들로부터 '보기 드문 응집력, 아름다운 음색, 신선한 연주를 보여주는 최고의 앙상블'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전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 얼티밋 카운터테너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세종솔로이스츠를 다시금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대되었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연주하던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습이 기억 속 깊게 남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주회가 있을 때 대부분 솔로 연주자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고, 나 역시도 당시의 공연 때만 해도 세종솔로이스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여러 번 연주를 접하며 그 기량과 실력에 놀랐고,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프로그램

바흐 | 관현악 모음곡 제 3번 D장조, BWV 1068 “아리아”
바흐 | 건반 협주곡 제 4번 A장조, BWV 1055
베토벤/말러 | 현악4중주 F단조 Op.95 “세리오소”
어거스타 리드 토머스 | 아련한 기억 속의 속삭임
바흐 | 건반 협주곡 제 1번 D단조, BWV 1052

J.S.Bach/Stokowski | Orchestra Suite No. 3 in D Major, BWV 1068
J.S Bach | Keyboard Concerto No.4 in A Major, BWV 1055
Beethoven/Mahler | String Quartet in F minor Op.95, “Serioso”
A.R.Thomas | Murmurs in the Mist of Memory
J.S. Bach | Keyboard Concerto No.1 in D minor, BWV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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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음악은 내게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다. 단지 듣는 차원에서의 느낌이 아니라, 일종의 형태적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바흐의 음악은 물 흘러가듯이 연주 된다기 보다는 물방울 하나하나가 똑똑 떨어지듯이 귀에 들어온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내겐 굉장한 안정과 편안함을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그 음악이 바흐의 음악이어서가 아니라, 연주자가 가진 방법상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이번 공연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 사실이었다. 어쩌면 나는 단순히 한 연주자가 연주한 음악으로 작곡가를 일반화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정말 신기하게도 이번 공연에서 다비드 프레이가 연주한 바흐의 곡들은 첫 소절부터 굉장히 ‘물 흘러가듯이’ 연주되었기 때문이다. 낯설지만 새로웠고,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다비드 프레이는 입장할 때부터 굉장히 밝은 이미지의 피아니스트였다. 무대와 그리 가깝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표정과 몸짓이 멀리서도 전달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유쾌함도 잠시, 그는 거의 피아노에 몸을 붙이다시피 하고 바흐의 곡들을 연주해 나갔다. 피아노이든, 오케스트라이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연주할 때 짓는 특유의 표정이나 자세, 행동들이 있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마다 연주자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번 공연 역시 그러했다. 피아노와 밀착되어 연주하는 다비드 프레이는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연주했던 것일까.

그는 또한 굉장히 좌중을 압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피아노에 열중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곡이 끝났을 때 항상 팔을 양옆으로 뻗었던 마지막 제스처까지 말이다. 마지막까지 바이올리니스트와 귓속말을 하더니, 앵콜곡을 2곡이나 들려주었다는 점 역시, 청중들의 환호를 사기에 충분했다. 연주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 역시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익숙한 것만을 찾던 내게 새로움을 경험하게 해 준 공연이었다. 익숙한 것은 안정감을 가져다주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과 같은 자극을 통해, 새로운 방법, 새로운 곡을 접하고 내 생각의 폭 역시 넓어지는 기회를 향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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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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