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모두가 이방인이다_연극 이방인

글 입력 2017.09.1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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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존재에 대하여


 이방인. 'ㅇ'이 많아서일까. 입으로 이방인, 이방인하고 읊조리다보면 왠지 모르게 공허하고, 공기 중에부유하는 민들레씨 같은 느낌을 받는다. 흔히 이방인은 이국의 낯선 도시, 발길이 끊긴 시골마을에 들어선 자신을 말하거나, 내게 익숙한 거리를 불안감과 호기심이 들끓는 눈으로 배회하는 다른 누군가를 일컫는다. 그래서 이방인은 보통 공간을 전제로 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방인이 갖는 존재의 속성이 '다름', '소외감', '낯섦' 따위라면, 이들 속성은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신적인 영역에서 훨씬 부각되고 더욱 심오해진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홀로되는 일은 인간이라는 '집단'의 존재가 갖는 본질, 삶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으로 이어지곤 한다. 원래 둘 사이를 연결짓는 가느다란 실타래라도 있었던 것 마냥.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가 그러하듯이. 소설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 연극 <이방인>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우리의 근본에 대해, 실존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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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알제의 선박 중개 사무소에서 일하는 뫼르소는
어느 날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가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다.

그는 예전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다시 만나
유쾌한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며 사랑을 나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레이몽과 친해진다.

레이몽은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뫼르소는 레이몽의 뜻에 이끌려
이 계획에 동참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레이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다.
그 아랍인들 중에는 레이몽 옛 애인의 오빠가 있다.

싸움이 벌어져 레이몽이 다치고 소동이 마무리되지만
뫼르소는 답답함을 느끼며 시원한 샘으로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레이몽을 찌른 아랍인을 다시 만난 뫼르소는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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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리고 연극

 
 말도 안돼. 주인공 뫼르소에게 '요 며 칠'간 일어났을 일련의 사건들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와는 상관없이 우연적이고도 기이한 일들의 연속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흘려보냈고, 한 여자와 사랑에 빠졌으며 친구의 복수에 가담했다가 느닷없이 살인자가 되어버렸다. 당연한 수순으로 뫼르소는 사형수가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재판장에서 그는 아랍인을 죽인 죄목이 아닌 다른 여러가지 이유들, 관습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거나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했다거나 하는 이유로 추궁당하고 질책당하며 비난받는다.


"나는 땀과 태양을 털어냈다. 
그리고 내가 한낮의 균형과
행복했던 해변의 예외적인 침묵을 
깨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제목이 가리키는 '이방인'일 뫼르소는 역설적으로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여느 인생과 마찬가지로 의도치 않은 우여곡절을 겪고, 누구에게도 완전히 이해받지 못했으며, 죽음을 앞두고 있기에 그렇다. 결국 뫼르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세상에 나면서부터 고스란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온전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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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 그 자체가 부조리인가? 부조리에 휘둘리고 그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것이 실존이고 삶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속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인간 소외에 대한 문제의식, 부조리한 사회의 무관심을 조명한 알베르 카뮈의 시선을 따라 연극 <이방인>은 소설 속 뫼르소의 독백들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무대 언어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태양을 뜻하는 원형무대 위에서 해변과 집, 재판장과 감옥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무미건조한 무채색 조명과 클래식 기타선율을 활용해 연극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실체적으로 <이방인>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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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속에서 뫼르소는 재판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수많은 부조리한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고 강하게 자신을 지켜낸다. 무거운 주제와 결국 죽음으로 이어지는 결말만으로 <이방인>을 허무하고 좌절스럽기만 한 작품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설 <이방인>을 두고 김화영 교수는 '허무감의 표현인 동시에 허무감 앞에서의 반항이며, 죽음 앞에서의 절망이 아닌 삶의 찬가이자 행복의 찬가'라고 평했다. 그는 말한다. 이 비극적인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어두운 밤이 등장하지 않는 영원한 여름이자 영원한 태양의 소설이라고. 소설과 완전히 같은 결말일지는 알 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 어둠 속에서 어떤 빛을 보았다면 기대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어둠도, 실날같은 빛도.


"마치 좀 전의
커다란 분노가 내 고통을 정화시켜주고
희망을 비워내주기라도 한 것처럼,
온갖 신호들과 별들로 가득 찬 이 밤에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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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인>의 저자 알베르 카뮈는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몽드비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하고,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와 《결혼》 (1938)에서 그의 시인적 자질을 뚜렷이 보였다. 이때 이미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민, 존재의 부조리성(不條理性) 문제 등을 서정적인 에세이풍으로 서술하였다. 그 후 카뮈는 1942년 《이방인》을 발표했다. 젊은 무명 작가였던 알베르 카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 작품이다.이 작품은 프랑스인들의 생각을 지배한다는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매 해 베스트셀러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부조리함이 가득한 세상 속,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삶에 대한 반항과 자유와 열정을 고수하는 그의 철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극단 산울림
 
 1969년 12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뮈엘 베케트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를 한국 초연으로 올렸다. 어렵고 난해한 연극으로만 알았던 작품을 관객들에게 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신극의 고정관념을 깼고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 공연을 계기로 탄생했으며 자체 전용극장 '소극장 산울림'을 소유하고 있다.

 극단 산울림은 창단 이후 창작극 공연을 비롯,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아서 밀러'의 <비쉬에서 일어난 일>, '로버트 볼트'의 <꽃피는 체리, '최인호'의 <가위 바위 보>, '조해일'의 <건강진단>, '피터쉐퍼'의 <블랙 코메디> 등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제자각, 문제작들과 더불어 한국 연극계에서 세계 연극과의 교류의 중요성을 느끼고 <체홉>,<입센>,<장꼭또>, 등 영미, 유럽은 물론 브라질, 칠레, 호주, 폴란드, 러시아의 대표적 현대 연극들을 소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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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

작 ㅣ 알베르 카뮈

번역, 각색, 연출 ㅣ 임수현

장소 ㅣ 소극장 산울림

기간 ㅣ 09.05 - 10.01

시간 ㅣ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월요일 없음

 소요시간ㅣ  110분

티켓 ㅣ 전석 4만원

문의 ㅣ 소극장 산울림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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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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