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김상미 시인의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그녀윤양의 리뷰

반추해 낼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도서, 그리고 그들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글 입력 2017.08.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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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미 시인의 생동감 넘치는 타임머신.

도서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시작, 김상미 시인이 프롤로그에서 모든 예술은 타임머신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사랑하고 사랑한 작가 11명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기대되는 프롤로그였는데 마치 그녀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을 직접 만난듯한 느낌을 살려내 생동감 넘치는 책이라 표현하고 싶었다. '프란츠 카프카, 마르키 드 사드, 르네 샤르, 잉게보르크 바흐만, 폴 발레리..'등 11명의 작가들을 직접 그녀가 앞에서 만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그리고 내가 그 공간에 함께 있는듯한 느낌을 글로써 표현해 내었다. 역시 시인은 다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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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시인이 소개하는 11명의 문학가들을 이 책 하나로 모든 걸 알 수 있다고 하기 어렵지만 독자로서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문학가를 통해 삶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았을지 짐작이 되는, 그로부터 나 스스로도 깊이 빠져드는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는데 아니, 한 명 한 명의 문학가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점점 고뇌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녀가 말한 문학가들의 정신과 힘, 과거와 현대가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고뇌에 빠졌지만 인간 내면의 모습에 파고들며 얕은 통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스스로 반추해내는 시간들을 많이 필요로 하는 책이랄까. 철학적으로 사색하는 것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무척이나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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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근하기 어려웠던 문학가들. 일말의 호기심을 가져다준 책.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도서가 마음에 들었던 건 들고 다니기 편한 작은 사이즈, 얇은 두께, 자연스레 커 보이는 폰트. 그래서일까? 텍스트가 눈에 더 잘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생각의 시간을 던져준다고 한들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자면, 김상미 시인이 소개하는 11명 문학가들 중 이름을 모르는 문학가들이 더 많았다. 그런데 그저 '부담 없이 읽기 편하다.' 느낌 하나만으로 책에 몰입감을 높여주니 정말 신기했다. 하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처럼 두껍고 텍스트 크기가 작아서 부담스럽다는 지인들 생각하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 편안한 느낌으로 텍스트를 따라가며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가니 내가 생각했던 문학가들의 '딱딱함(?)'보다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이었음을, 단지 조금 다르게 보는 시선이 있었음을 자각하니 일말의 호기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게 김상미 시인의 힘인 걸까? 김상미 시인을 통해 나는 '잉게보르크 바흐만'을 만나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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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한번 가지고는 안돼.

마무리를 짓자면 이 책은 한번 읽기보다는 여러 번 읽어야 하는 책임은 분명하다. 그니까 김상미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보다 문학가들이 표현했던 한 구절 한 구절을 여러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었다. 뭐 하러 굳이 두꺼운 책을 볼까 싶은 생각에 차라리 이 책 한 권 읽으며 문학가들의 생각 하나라도 제대로 씹어먹는 게(?) 이득일 것 같으니 말이다.

얇은 책과 사진, 문학가들의 본문 내용을 조금씩 옮겨놓은 것만으로 이 책은 완벽하다.

이 책은 김상미 시인이 그저 스스로가 사랑하고 사랑한 문학가들을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모습을 보여주며 현대 작가들에게만이 아닌 영원히 문학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그들을 통해서 시간을 넘나드는 휴머니즘을 알려주었다.

얇아서 여러 번 통독이 가능한 김상미 시인의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책 한번 읽었을 뿐인데 지중해 바람이 부는 것처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었다. 그저 멀리에 만 존재하는 것 같았던 문학가들이 김상미 시인을 통해 한발 자욱 가까워진 것만 같아 기쁘다. 바람 부는 날 이 책 들고 가볍게 산책이나 가야겠다!


[그녀윤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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