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출판저널 '창간 30주년'의 가치

글 입력 2017.08.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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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출판저널은 2017년 7월부로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30년이라는 세월은 어떤 느낌일까. 나는 아직 30년을 살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봤을 때, 한 잡지가 30년 동안이나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대단한 일처럼 느껴진다. 잡지가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해보자. 한 사람이 태어나 서른 살이 된다는 것. 서른 살의 그는 어엿한 성인이다. 그는 학업에 매진하고 있거나, 사회인으로서 적응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이미 가정을 꾸린 부모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앞으로 나아갈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면서 말이다. ‘서른 즈음에’라는 곡도 있지 않나. 창간 30주년. 출판저널도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보며,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번 호에서는 그러한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잡지산업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오랜 출판역사를 담고 있는 매체로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받고 있는 한 교육의 프로젝트로 음악 관련 매체를 만들고 있다. 한번은 프로젝트에 대한 멘토링을 위해 재즈 음악잡지 ‘재즈피플’의 편집장님께서 오신 적이 있었다. 편집장님은 많은 음악 잡지들이 폐간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즈피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그것은 재즈피플을 처음 만들어 지금까지 발행해 온 그가 지닌 잡지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는 잡지 발행과 다른 수익 활동을 병행하면서 잡지를 이어오고 있다. 잡지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 그것은 ‘출판저널’이 계속 발행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두 번이나 발행이 중단되었던 출판저널은 현 발행인인 정윤희 님을 만나 맥을 이어오게 되었다. 잡지산업뿐만 아니라 출판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 한국 출판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출판저널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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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독서율은 감소하고, 정부의 지원도 줄어드는 이러한 상황에서 출판산업은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이번 호에서 소개된 한 칼럼이 인상 깊었다. O2O(Online to Offline)를 잘 활용한 일본의 경제 뉴스 사이트 ‘News Picks(뉴스픽스)’의 이야기다. 뉴스픽스는 강좌 프로그램인 ‘뉴스픽스 아카데미아’를 운영 중이다. 이 강좌의 회원이 되면 월 5만 원 정도의 회비를 내는 대신 유료기사를 볼 수 있고, 유명 인사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발행 전 책을 미리 받아볼 수 있다.

 ‘겐토샤’라는 유명 출판사는 이 프로그램에 책을 공급하고 있다. 출판사는 특성상 매달 책이 어느 정도 팔릴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입이 불안정하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매달 고정적인 매출을 얻을 수 있으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생긴다. 고정적 매출은 곧 회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주제, 새로운 저자의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또한, 발행되지 않은 책을 미리 공급하는 것이다 보니, 회원들이 올린 SNS 후기 등이 화제가 되면서 책 판매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한다. 즉, 겐토샤의 사례로 보아 이제 출판사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판매하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특정 독자를 위한 플랫폼 사업으로 변화해가고 있으며, 그것이 출판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된 셈이다.

 최근 온라인 매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요즘 사람들이 ‘긴 글’을 잘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씁쓸함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보기 쉬운 간결한 글, 짧은 영상으로 된 콘텐츠가 더 쉽게 소비되는 현실이다. 씁쓸함을 느꼈던 나조차도 뉴스 기사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으니,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제대로 된 책 한 권, 잡지 한 권을 읽는 순간이 더 소중하고 각별하게 느껴진다. 글 속에서 정보를 얻고,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나만의 해석을 통해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이것은 가볍게 소비하는 콘텐츠를 통해서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출판저널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보고 난 후,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다시 빼곡해졌다. 읽고 싶은 책이 없어 뭘 읽어야 할지 고민할 때보다, 이렇게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갈 때 기분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저널은 내게 소소한 기쁨을 주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어떠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출판저널'이 닦아온 길이 계속 이어져 가기를, 잡지를 응원하는 한 사람의 독자로서 희망한다.




월간 출판저널 7월호
- 창간 30주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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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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