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특별기획: 일러스트레이터 '사막코끼리'와의 대화

글 입력 2017.08.1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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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術紀行의 특별기획

일러스트레이터
사막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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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절모를 쓴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하늘에 박힌 별을 모두 품은 호수 위로 달을 타고 유유히 노를 젓습니다. 그의 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물 위에 떠있는 배의 목적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꼬마시절 꾸던 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마음이 듭니다. 배를 대신 하던 달은 어느새 그의 악기가 되어 아름다운 선율을 뽐냅니다. 자신의 모습과 닮은, 또는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과 닮은 그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중절모를 쓴 그가 되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기행은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그린다.’라는 타이틀로 일러스트 작업을 연재하고 있는 사막코끼리(이전 '카카') 작가를 소개하려합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사막코끼리입니다.



 아직 작가님의 작품을 모르는 아트인사이트 독자 여러분께 작가님의 작업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나요?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요즘은 ‘픽션으로 논함’, ‘픽션으로 논픽션을 논한다.’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상상이 현실을 만났을 때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 준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상상과 현실을, 그 사이에서 의미를 줄만한 특정한 장면을 뽑아 그림으로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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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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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을 연주함 >



 사막코끼리 작가님의 작업에는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옆모습을 그리는 게 너무 편했고, 머리를 그리는 게 어려워서 모자를 씌웠고, 팔과 다리를 표현하기가 귀찮아 코트를 입힌 단순한 이유가 하나 있을 뿐이죠. (하하)

 검정 중절모를 쓴 20대 초반의 아저씨에요. 달에 누워 자기도하고 달을 연주하기도 하고 달을 타고 여행을 다니기도 해요 (그림에서요). 가끔씩 나비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는 이상한 나라의 아저씨인 셈이죠.

 20대 초반. 사회에선 어른도 아닌 아이도 아닌 제일 애매한 위치에서 현실을 바라볼지 허구를 지향할지 고민해요. 중절모를 쓴 청년은 앞서 말씀드린 논픽션과 픽션 사이를 넘나드는 모습을 그림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그림에서 가끔 보이는 도시를 표현하는 건물은 논픽션(현실)을 말해요. 건물의 명도를 조절해 도시와의 거리를 표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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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리얼리즘 >



 항상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서 몽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흥미로워요! 작가님의 작업 ‘픽션으로 논픽션을 논하다’의 구상부터 채색까지의 일련의 작업과정이 궁금해집니다.

 먼저 상상을 하고 글을 씁니다. 막 써요.

 글을 쓴 후 그 글을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며 작업하고 있어요. 스케치부터 채색을 거치는 과정 전부를 글을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거나 삭제돼요. 전혀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지기도 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기도 하죠. 새로운 이야기는 차기 그림에 쓰이게 되요.

 물론 빈 종이에다 바로 그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는 그리면서 작업주제에 수렴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죠.


(사막코끼리 작가의 YouTube 영상)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을 작가님의 YouTube에서 보았습니다. 일러스트 속 풍경이 물감으로 그린 게 아니라 컴퓨터로 그런 느낌을 하나하나 내는 것 같아 신기했는데, 작가님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포토샵을 사용해요. 배경은 ‘이중브러쉬’와 ‘드라이브러쉬’로 표현하고 있어요. 이중브러쉬로 기본적인 색과 얼룩을 만들고 드라이브러쉬로 질감을 표현해요. 수수한 수작업 느낌이 나도록 그리려고 노력중입니다.

 스텐실효과 내는 걸 좋아하는데요, 저의 그림 중에서 피아노가 들어간 그림에서 볼 수 있어요. 제가 시간에 집중을 하는 스타일이라 배경을 먼저 그린 다음에 디테일을 표현할 주요 오브제 순으로 그리는 중이에요.



 영상 속 음악 작업도 직접 하시는 건가요? 음악을 찾아서 넣는다면, 주로 어떻게 작품과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내시나요?

 작업할 때 유튜브에 떠돌아다니는 아무 음악이나 들으며 작업하는데요, 중간 중간에 듣다가 저작권 상관없는 음악 중에 몇 개씩 골라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음악작업도 꼭 해보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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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콜라보 우수작의 모티브가 되어준 < 별 헤는 밤 >



 뮤지컬 <캣츠(Cats)>에서 진행한 아트콜라보 챌린지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

 (하하) 감사합니다. 공모전에 참가하기 전에 그려놓은 ‘별 헤는 밤’이라는 그림의 컨셉으로 똑같이 그린 건데 당선 될 줄은 몰랐어요. 캣츠 공연장에 다른 작가님들 그림과 같이 걸려있는데 감회가 새롭달까......

 뮤지컬 캣츠 정말 재밌어요!



 최근 이러한 아트콜라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평소에 생각해두었던 또는 작업을 해보고 싶은 콜라보 분야가 있나요?

 하고 싶은 콜라보는 정말 많죠! 기회가 되면 다양한 분야와 꼭 해보고 싶어요.



 작가님의 작품 중 특별히 애착이 가는 그림(포트폴리오)이 있나요?

 사람들이 좋아해주면 그 그림이 다 좋아지죠. 특히 애착이 가는 그림이 있다면 아까 말한 ‘별 헤는 밤’이에요. Klein님이 작곡하신 ‘별 헤는 소년’이라는 음악을 듣고 떠올라 작업한 건데, 제 스스로 음악하고 너무 잘 어울리고 너무 멋진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작업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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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을 위한 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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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k to the Sky >



 최근 들어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그림이나 분야가 있나요?

 풍자 일러스트, 생각하게 하는 일러스트를 열심히 찾아보고 있어요. 또 요새 부쩍 해양생태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해양문제를 포함해서 바다 안에서 유영하는 말미잘이나 각종물고기, 고래 등을 시리즈로 꼭 그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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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달려서 >



 앞으로 작가님은 어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또 다른 꿈이 있으신가요?

 좋아하는 그림 그리면서 먹고 자고 조용하고 소소하지만 크게(?)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트인사이트 독자 여러분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기까지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사막코끼리 작가의 작품이 더 궁금해진다면 ?


전문 필진_ 박이슬

보고, 듣고, 느끼다 : 美術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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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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