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랑의 노래

고3 생활기록부 앞에 앉아 나 자신이 정리된 일상이 될 수 없음을 슬퍼하다.
글 입력 2017.06.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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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글자로 내 이야기를 꾸미는 것은 고의가 아니었다. 평소에 쓰던 손글씨에서 벗어나 자판을 쓰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꼭 써야 할 것이 있어 그렇다. 바로  미친 사랑의 노래에 대해서이다.

  필연적으로 나는 처음 본 순간부터 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심으로 살의를 느낀 것은 네가 처음이었고, 그 마음이 두려워 일상 속의 친구가 되는 방식으로 너를 대했다. 원래 친구란 그렇게 서로를 해하려는 감정과 이용하려는 감정, 그 사이의 긴장에서 나오는 비눗방울같은 의외의 따뜻함이 아니냐. 그것은 영롱하게 신뢰라는 것이 되지만 결국 쉽게 터지지 않더냐. 그리고 그것에 발광해봤자, 체념해봤자 삶의 아름다움으로 포장되고 손가락질당하는 부질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 아니냐.

살인이든지 어쨌든 간에 그런 어이없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는 전면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너를 싫어한다'는 말로 나는 너와 첫 전면전을 했고, 너는 곧바로 내가 너를 싫어하는 이유를 낱낱이 보여주었다. 진지하지 않게, 당연한 듯이 그 전면전에서 너는 도망쳤다. 늘 그랬듯, 너가 도망친다는 사실도 모르고, 상식적으로 살기 위해. 내가 가장 혐오하는 짓이다.


그래서, 서서히, 나보다 못생기고, 친화력도 없는 너를 혼자로 만들었다.


  결국 나는 승자, 너는 괴물이 되었다. 너를 이 곳에서 안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너가 이 곳에서 괴물이라는 사실이 나는 너무 행복했다. 물론 이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불안해졌다. 죄의식은, 인간의 나약함은 길들여진 개와도 같으니까.


너와 처음 만난 1년을 너를 까닭도 없이 미워하며 싸우며 보냈다면, 나머지 1년은 너에게 미안해하면서 보냈다. 내가 너에게 다시 미안해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늘 다른 인간들도 죽여 버리고 싶어 했다는 거야. 그리고 이 살의를 막기 위해서 내 유년을 산산조각내서 그 사랑을 나누어주었다는 것도. 너 빼고.

  내 앞에는 내 생활기록부를 내 손으로 직접 쓰라는, 그리고 우리의 행동거지를 통제하는 모순적인 종이가 있다. 수 많은 전면전 중에서, 이전의 전면전에서 나는 너에게 패했어. 완전히 마비된 채로. 그래서 안타깝게도 나는 이 틀에 나를 더 이상 넣지 못하겠다. 나는 결국 일상에 나를 끼우지 못했어. 내가 쪼개어버린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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