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가 자라는 숲] 검은 해가 떠오르는 호수

글 입력 2017.05.03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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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빛과 그림자가 모두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다면 아마 해는 검게 물들 거예요. 행복은 죄책감을 동반해요. 불안 없이 평화로운 상태는 없어요. 관계의 겉을 가르면 깊은 외로움이 보여요. 맞물리지 않는 단어들이 왜 자아 속에선 때로 맞물려야만 할까요.

마음은 고요한 호수에요. 버드나무 가지에 맑은 바람이 사사사 스치고요, 향기로운 라일락도 피어나는 오월이에요. 어느 날 지극히 사소한 돌멩이 하나가 들어왔어요. 퐁 하며 가늘게 새겨지는 물결 무늬. 작은 파동은 부드럽게 구부러져 나아가요. 손을 넣어 멈추려 했더니 다른 파동이 생겨났어요. 파동과 파동이 부딪혀요. 서로의 둥근 모서리를 떨며 수평선 끝까지 퍼져나가요. 이젠 주체할 수도 없을 만큼, 그렇게 멀리.

물은 이유 없이 온 몸을 떨어요.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해요.
오늘 하늘은 푸르고 바람도 좋은데.
나의 호수는 이렇게 아름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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