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상처받은 세상, 상처받은 예술 [문화 전반]

(잡지)월간미술 4월호를 읽고
글 입력 2017.04.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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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새로운 생명들이 피어나며 봄을 알리는 시작과 다르게 우리에게 상처로 남게 되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이 작년 말 국정농단으로 그 연관성에 대한 의혹의 타당성이 재기되었다. 그런데 참 우연찮게도 대통령 탄핵이 된 지금 3년 만에 세월호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에겐 더욱이 안타깝고 상처로 가득한 계절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예술계에서도 애도와 위로가 화두가 되는 듯하다. 사실 사람들이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고,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 하고 잊혀져버리고 사라져버린 이들을 회상하고 애도하는 것은 문학과 예술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저번 리부에 소개했던 안규철 작가의 <당신만을 위한 말>의 주제도 결국 예술이 당신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자아성찰의 시간과 지친 당신을 위한 위로’임을 말 하고자 한다. 요즘 유행처럼 퍼진 ‘힐링’이라는 단어는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와 피곤을 안고 살아가는지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대세 문화는 곧 ‘힐링 문화’이며, 다양한 문화 산업 뿐 아니라 예술 산업에서도 요구되는 역할이기도 하다. 이처럼 예술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자 하고 우리 역시 사회에서 예술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을 끝없이 질문하고 요구한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연유는 미술 전문 잡지인 월간미술 4월호 때문이다. 이번 달은 ‘상처받은 세상, 예술은 우리 삶을 치유, 위로 애도한다.’이다. 하지만 치유의 예술을 주제로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예술이 사회로부터 방치되고 있다는 점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못한다는 점, 예술이 사회로부터 겪어야 하는 편견과 오해에 대한 지적과 기사들이 실렸다. 예술가들은 지속적으로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의 아픔을 치유해 주길 요구받고 있지만 결국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가난과 진실을 말할 권리 제한이라는 것이다.

이 잡지에 실린 <현대미술 시장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려야>라는 칼럼에 쓰인 “갤러리들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충분한 경제적 이익이나 사회적 존중에 있지않다. ...(중략)...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과 부도덕한 거간꾼이라는 이라는 오명에 그친다.”라는 대목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예술가들과 이들을 기반으로 한 문화 사업에게 갖는 시선일 것이다. 예술은 우리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우리와 가장 맞닿아있는 활동이자 인간의 본능이며,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인간만의 정체성이라고 생각된다. 사유와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은 모든 발전과 혁신에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배제되고 있는 것이 예술계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인간과 가장 가깝고 인간다운 삶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과거부터 가장 유명한 수학자 과학자들은 곧 철학자였고 예술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과 예술을 외면하고 과학과 공업만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연 우리의 아픔을 애도하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 예술과 문학이 상처로 가득한 우리사회라면 우리는 누구로부터, 그리고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김휘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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