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글 입력 2017.03.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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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듯이,
나는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많이 보는 편이다.

책 표지가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든다.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도 그랬다.

책을 보자마자, 제목처럼 '찬란하고도 쓸쓸'
해보이는 책을 읽고 싶었다.


너라는 계절-편집3.jpg

 
내용은 사계절로 이루어져 있다.
사랑, 여행, 너, 나라는 계절을 이야기한다.
보이는 것처럼 다양하고 많은 글이 실려있는데,
길지않고 짧은 편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거의 모든 이야기에는 '너'가 등장한다. 
그만큼 '너'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간결한 문체는 다음 글을 궁금하게 한다.

많은 글 중에서 나는 '핫초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핫초코에 실수로 찬물을 부은 적이 있다.
찬물을 붓는 순간 깨달았다.
전기포트에 불을 켜지 않았다는 걸.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핫초코 위에는 녹지 않은 분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으니까.
둥둥 떠다니는 핫초코의 분말들이
지금의 내 모습 같아서 
괜히 애처로운 기분이 들었다.

왜 너는 항상 찬물처럼 차갑기만 할까.
네가 조금만 따뜻했다면 나는 녹을 수 있었을텐데.
그래서 우리는 계속 섞이지 못하고 
분리된 감정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걸까.
내가 너의 마음의 포트를 켠다면,
우린 따뜻한 사이로 변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고 감탄이 새어 나왔다.
어떻게 찬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핫초코 분말을보고 이런 생각을 했을까?
사물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KakaoTalk_20170330_231319886.jpg


 책을 읽기 전 표지에 눈길을 빼앗겼던 것처럼,
책을 펼치면 '찬란하고도 쓸쓸한'
그림에 눈길이 간다.

화려한 색이 아닌, 무채색의 그림들은
글의 여운을 더 짙게 만드는 데에 한 몫한다.
그림 에세이답게, 글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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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자신에 대한 추억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너'와 함께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그리워하는 글에 
쓸쓸함도 느꼈던 
'찬란하고도 쓸쓸한' 이야기였다.




조현정.jpg
 

[조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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