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비치는 순간] 추억을 더듬어보고 싶어질 때

글 입력 2017.03.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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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시간 낭비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 이미 흘러간 시간에 정체되는 순간 내가 살고 있는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집중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슬픈 것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내가 일상의 대부분을 카메라와 함께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왜 무언가를 남기려 드니? 과거에 매여 있고 싶은 거니? 어차피 지나간 순간에, 굳이, 왜?'





그럴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만의 카메라를 갖게 된 14살의 어느 날부터, 나는 내 삶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을 습관화했다 - 미래의 내가 '그땐 그랬지' 하고 묘한 감정에 사로잡힐 수 있는 보물 창고를 만들어두고 싶었거든.

이 작업을 해오길 7년째, 1테라짜리 외장하드와 클라우드, 온라인 플랫폼 이곳저곳에 위치한 사진 보따리는 이제 내 보물 1호가 되어있다.





현재가 선물(present)로 느껴지지 않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그럴때면 나는 과거로 - 더 정확히 말해 과거의 즐거운 순간들로 - 도피하곤 한다. 바로 사진 보따리를 여는 것이다. 추억을 천천히 더듬어보는 과정에서 나는 어느새 머릿속이 말끔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말이 더더욱 실감나는 요즘이다. 여행을 다녀온 후 찍어온 스냅샷 - 일명 '인생샷' - 을 SNS에 업로드하는 것은 하나의 관례가 되었고, '스냅사진' 해쉬태그를 눌러보면 유명한 출사지에서 촬영한 (준) 프로 사진가들의 작품이 넘쳐난다.

그 가운데에, 조금은 어설프지만 나만의 소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진들이 끼어있다는 게, 나는 좋아서,

그래서 나는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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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일,
이십대의 초입에서.


[김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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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Mila
    • 저도 어릴 때는 그렇게 사진 찍기 싫어했는데 남는 게 사진이라고..
      이제는 틈나는 대로 사진 찍으러 다니려 합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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