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태양이 지는 순간 너에게 들려줄 노래 ‘태양의 노래’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3.26 23:5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7년 3월 16일, ‘태양의 노래’가 재개봉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주 오래전, 중학생의 나이였던 나는 이미 이 영화를 학교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꽤나 큰 울림을 주었던 영화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영화 속 여주인공이 부르는 노래가 영화의 감동을 더해주었기 때문에 내게 더 크게 다가온 영화였을지 모른다. 이때부터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일본가수 YUI의 음악을 질리도록 들으며 기타를 치는 노래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고, 그녀의 음악을 들을 때면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감성에 빠지곤 했다.

 그런데 2017년의 어느 날, 내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그 영화를 스크린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그 영화를 보러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멀리 위치한, 사람도 없는 한적한 영화관에 도착했을 때, 지금은 성인의 나이가 된 나였지만 영화를 보는 그 시간만큼은 어렸을 적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영화 ‘태양의 노래’는 어린 나의 그리운 추억이 되어준 그런 영화다.


movie_image (1).jpg
 

Tomorrow never knows
It`s happy line”

-It`s happy line 가사 중-


 햇빛을 볼 수 없는 희귀병을 지닌 소녀 ‘카오루’는 해가 완전히 진 밤이 되어서야 아무도 없는 공터 바닥에 앉아 자신의 곡을 연주하며 노래하기 시작한다. 낮에는 밖에 나갈 수 없는 그녀가 유일하게 자신을 노래하는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movie_image (2).jpg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그녀에게는 남몰래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온 소년이 있다. 서핑을 좋아하는 소년 ‘코지’이다. 버스킹을 하다 우연히 소년을 보게 되자 무작정 뛰어가 서툴지만 자신의 마음을 은근슬쩍 표현한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장면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은 그저 당황스러웠겠지만.

 영화 속의 두 소년 소녀의 순수하고 진실 된 사랑은 내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청춘처럼 풋풋한 마음을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한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하며.


movie_image (3).jpg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Skyline(YUI) 가사 중-


 음악과 감성, 스토리가 더해지면 이렇게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오루가 코지에게 버스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넓은 광장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보면 절대로 잊지 못할 장면일 것이다. 카오루가 노래하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병은 잊어버렸다는 듯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의 생애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skyline’이라는 곡의 선율에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가 더해져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녀는 해를 바라볼 수 없는 운명을 지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광장의 벽면에는 해바라기 그림이 잔뜩 펼쳐져있다. 그녀는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노래하는 순간 스크린속의 카오루는 그렇게 행복해 보일수가 없었는데, 왜 나는 계속 눈물이 맺혔었는지 이제야 깨달은 듯하다. 꿈이 있으니까, 노래하는 순간이 행복하고, 좋아하는 소년과도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살고 싶은데 살지 못하는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나 죽을 때까지 살기로 결심했어,
열심히 계속 살아갈 거야."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해본 고백, 첫 사랑, 첫 키스, 그리고 그에게 들려주기 위해 부르는 노래가 그녀의 삶 속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했고, 그래서 더욱 세상과 멀어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살아있다는 이 순간순간이 행복임을 그녀는 깨달았기에. 이 메시지는 그녀가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일 것이다.


movie_image (4).jpg
 

“같은 노래를 흥얼거릴 때 곁에 있어줘 I wish
멋지지 않은 상냥함을 알게 돼서 좋았어
…Good-bye days“

-Good-bye days(YUI) 가사 중-


 그녀의 음악은 영화 내내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그녀의 음악을 들을 때면 영화를 보았을 때의 두근거렸던 마음과 같이 다시 두근거릴 것이다. 나에게 깊은 감동과 추억을 선물해준 영화 ‘태양의 노래’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심지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