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유로움과 부지런함이 공존하는 나라, 대만 [여행]

글 입력 2017.02.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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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졸업을 해서 이 학교를 떠나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작년의 나는 무모하고 충동적으로 한 학기 교환학생을 결정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있고, 휴가 같은 교환학생 생활을 찾다가 ‘만만디’로 잘 알려져 있는 ‘대만’으로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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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온 지 2주 남짓의 시간이 흘렀는데, 길지 않은 이 시간 동안 나는 대만사람들은 여유롭지만 부지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성격이 급해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나는, 여유와 부지런함이 공존하는 것은 꽤나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들의 생활을 보며 여유로움이 부지런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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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대학생인 나는 수업 시간으로 대만의 부지런함을 느꼈다. 9시에 1교시가 시작되던 한국과 달리 대만은 8시에 첫 수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9시 이후에 있는 수업의 교수님들 같은 경우에는 ‘모두가 아침을 먹고 올 만 한 여유가 있는 시간’이라는 말도 자주 하셨다.
한국에서는 9시 첫 수업도 부랴부랴 챙겨서 나가던 나로서는 대만 친구들의 부지런함이 감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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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빠르게 아침을 시작하는 반면, 이들의 일상은 아주 여유롭다. 급하게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모든 것을 일찍, 그리고 빠르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를 급하게 하고자 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이런 여유로움과 부지런함의 공존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을 이들과 지내 보니,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만큼 하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런 시간적 여유에서 이들의 여유로움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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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자주 다녔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나는 늘 바빴다. 많이 이동하고, 많이 보고, 많이 사진 찍고, 많이 먹기 위해 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일상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곤 한 것이다.
 
얼마 전 뜻밖의 휴일이 생겨 대만에서 여행을 떠났다. 보름쯤 되는 그 시간 사이에 이 곳에 동화라도 된 것인지, 이번 여행에서는 바쁘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 곳에 있는 모든 것을 먹고,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 채 여유롭고 천천히 걷고, 먹고, 쉬었다.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자니, 오히려 더 여행간 곳의 정취가 느껴지고, 많은 것을 즐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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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후 첫 며칠은, 이 곳의 여유로움의 동화된 채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빠르게 척척 무엇인가를 해 나가고 있을 친구들보다 한 발 뒤에서 느리게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부지런함에서부터 나오는 이런 여유가 좋고, 바쁘게만 움직이지 않는 데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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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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