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구리 감상

여운이 남는 연극
글 입력 2017.02.14 11:4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산허구리> 감상
  <산허구리>는 함세덕의 처녀작으로, 1936년 <조선문학>에 발표된 단막극이다. 연극 <산허구리>의 내용은 <산허구리> 포스터에 매우 적절하게 묘사되어 있다.


1.png
 

<산허구리>의 배경은 서해안 의 작은 어촌 마을이며, 궁핍한 삶을 살고 있는 가족이 등장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어머니는 장남과 사위를 바다에서 잃고, 둘째 아들 복조마저 생사를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머니는 정신을 놓기 시작하고 막내아들과 딸은 조개를 캐며 가족을 먹여 살린다. 바다는 그들에게 겨우 먹고살 만한 조개를 주지만 가족의 목숨을 무참히 뺏어간다. 유일한 희망이라고 볼 수 있는 바다마저 마치 무서운 포획자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이 불쌍한 가족들에게 덤벼드는 것이다.


2.png
 

  필자는 이전에 함세덕의 작품 <무의도기행>을 감상했었고, <산허구리>와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극 <산허구리>가 당연히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이며, 일제 강점기 시절의 참담한 삶을 그려낸 비극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당연히 마지막 엔딩은 복조의 제사를 지내며, 어머니가 미치고 가족들이 슬퍼하는 비극적인 장면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엔딩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3.png
 

어머니는 복조의 환상을 보며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리고 복조가 힘차게 뱃노래를 부르며 극은 마무리된다. 여기서 필자는 당황스러웠고 연출가에 따라서 작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예상과는 다른 결말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그들의 삶이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복조가 위풍당당하게 뱃노래를 부르고 어머니는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지만, 현실은 복조는 죽었고 어머니는 또다시 현실로 돌아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비극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막내가 “왜 우린 밤낮 울고불고 살아야 하나?”라고 통곡하자 비행기 소리가 나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연출을 통해 “왜 우린 밤낮 울고불고 살아야 하나?”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대사를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삶을 ‘아픈’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적어도 우리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한다. 현재 우리에게 “왜 우린 밤낮 울고불고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아픈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즉, 아프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산허구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미래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깝다. 그들은 어쩔 수 없는 환경, 가난, 일제 등으로 인해 아픔을 겪어왔으며 이러한 상황은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쩌면 그들은 이후에도 살기 위해 바다로 가야하며,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 필자는 극이 끝난 후에도 그들이 ‘밤낮 울고불고’ 살아갈 것만 같아 안타까웠고 이러한 생각 때문인지 더욱더 여운이 남는 연극이었다.


4.png
 

[김선숙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83106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1.06.17, 22시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부일로205번길 54 824호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1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