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봤던 영화를 또 보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건
낭비라고 생각했다.
반복, 이라는 건
필기노트를 암기할때나
필요한 거라고 생각했다.
'보았다', '읽었다'라는
그 알량한 성취감을 위해
많은 것을 놓치곤 했다.
참 팍팍한 생각을 했었다.
언제부턴가 갔던 곳을 다시 찾고,
읽었던 책을 다시 집어들기 시작했다.
익숙함에서 비롯된 친근함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지만,
결코 이전과 같은 경험을 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늘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전 친구들과 전시회를 다녀왔다.
두 달전 혼자 왔을때와는 또 다른 기분으로
그 때는 지나쳐갔던 그림 앞에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공유한다.
함께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날씨는 또 어떤지
이런 사소한 것들이
거듭되는 경험에 각각 다른 색채를 입힌다.
그렇게 몇번이고 또 보아도 좋을
삶의 한 페이지가 덧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