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Louder than bombs, 폭탄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내면의 파장 [시각예술]

소중한관계 사이에서 소통의 부재가 주는 메세지
글 입력 2016.12.26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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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출신의 요아킴 트리에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내겐 매력적인 캐스팅과 감각적인 포스터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푸른빛의 활기찬 포스터와 다르게 영화는 잔잔한 수면위에 던진 돌처럼 커다랗고 조용한 파동을 보여준다.

영화는 첫째 요나(제시 아이젠버그)의 아내가 출산을 하면서 그가 아이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유명한 종군기자로 활약한 그의 어머니 이자벨(이자벨 위페르)의 회고 전시를 위해 유품들을 정리하면서 아버지 진(가브리엘 번)과 둘째 콘래드(데빈 드루이드)와 한 집에서 지내게 된다.

사실 이자벨의 죽음은 우연한 교통사고라고 보도 되었지만 오랫동안 앓아온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었다. 둘째 콘래드는 너무 어렸기에 엄마의 죽음이 그저 안타까운 교통사고 라고 알고있지만 회고기사가 나가면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을 것을 알기에 진은 이사실을 이제 사실대로 전하고자 한다.

하지만 콘래드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마음의 문을 닫은 듯하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 행여나 성장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노심초사하며 그를 따라다닌다. 다정하게 말을 붙여보려 노력도 해보지만 아들은 아버지와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영화는 아빠 그리고 아들이 엄마에 대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그리고 죽은 엄마의 독백을 들으면서 서로가 어떤 심정을 갖고 있는지 깨달아간다.

진의 말을 완전히 무시하는 콘래드 그리고 엄마 편인 요나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남은 아버지의 쓸쓸함을 느꼈지만 본인의 가슴을 열어 다가서지 못하고 있기에 서로의 아픔만은 가진채 끙끙대고 있었다고 느낀다. 엄마 이자벨 역시 오랜 종군생활로 집에 오면 낯선 자신의 모습 그리고 가족의 변화를 적응하면 떠나야하는 그 짤막한 시간들이 그녀를 더 우울함에 잠식되게 한 것이다.

가족 사이에서도 솔직함이란 어려운 것이다.
말하기 부끄러운 것,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리라 생각되는 것...
하지만 자기자신이 아니라면 그 얘기는 누구도 다 알기 어렵다.

엄마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란 걸 알기까지 콘래드는 계속해서 엄마가 죽는 그 찰나를 상상한다.
더이상 엄마는 부주의한 그 찰나로 죽은게 아니다.
스스로가 죽음을 택한 걸 아는 순간 콘래드는 아빠 품에 안겨 운다.

요나 역시 아내와 자식이 있는 집에 돌아가 본인이 가진 가정문제를 마주해야 한다. 말하지 않는 감정은 스스로를 잠식시키기만 할 뿐이다. 언젠가는 스스로 직면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것을 이영화는 한 가족의 말없는 소통으로 인해 일어나는 비극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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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는 콘래드의 시간은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잠깐 잠깐씩 나타나는 순간들 같다. 더불어 자기만의 글과 수집관도 개인적으로 매력적이었다. 혼돈의 시기에서도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사벨의 기질을 콘래드가 쏙 빼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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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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