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명으로 가득찬 무대로 보는 예술; 2인극 페스티벌

글 입력 2016.11.27 00:3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대학로에서 열린 2인극 페스티벌, 2명이서 만들어내는 연극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30분에 넘는 시간동안 오로지 2명이서 무대를 꽉 채운다는 상상. 이 호기심이 날 더욱 페스티벌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이전에 대학로에서 보던 연극과는 달리 화면의 전환이 적다. 매우 적다. 다양한 작품들 중 나는 <컬렉티드 스토리즈>와 <그렇게 산을 넘는다> 2개의 연극을 보았는데, 심지어 <그렇게 산을 넘는다>는 장면의 전환이 전혀 없었다. 2인극의 구성은 연극을 하려면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전환시켜 주었다.

  우선 처음으로 본 <그렇게 산을 넘는다>의 이야기를 풀어낼까 한다. 아빠와 아들, 2인물이 등장한다. 단편적인 줄거리 보다는 극 중 아들의 말들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힘들어요.” 좋아해서 시작한 것들, 현실과 부딪힐 때면 괴롭고 지친다.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작한 일들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그것은 버팀목이 흔들리는 거나 다름없다. “아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땐 어디로 가야하죠?” 우리는 직선의 일차선 도로만 걷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삶에 있어서 일차선 도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도로들이 뻗어있고 선택의 길에 서있을 때,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는다. 아빠에게 물어도 길을 잃는다.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다. 아무도 정확한 답을 내려줄 수 없다. <그렇게 산을 넘는다>에 나오는 아들의 모습은 현재 나의 모습과 같고,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같고, 더 나아가 우리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컬렉티드 스토리즈_ 05.png

 
  <컬렉티드 스토리즈>는 가장 빛났던 순간을 지키고 싶은 사람과 그 순간을 흘려보내고 싶은 두 사람의 대립을 담아낸 극이다. 유명한 작가의 밑에서 배우던 제자는 자신의 선생님의 사랑에 대한 추억을 자신의 책으로 출판하여 작가로서 높은 위치에 올라가게 된다. 제자와 선생의 대립은 극이 끝나갈 때 즈음 절정으로 치닫는다. 여기서 나는 ‘예술의 저작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법률 강의에 ‘미술계의 어두운 이면: 대작과 위작’이라는 제목으로 레포트를 적어서 제출했다. 이때, 나는 사례들을 조사하며 대작, 위작의 범위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극을 보며 나는 제자가 자신의 사랑에 대한 소재를 훔쳐갔다고 주장하는 선생님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현대에 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아이디어, 컨셉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선생님 개인의 마음속에 아름답게 묻어두었던 사랑의 소재를 허락을 배제한 채 세상에 공개한 제자의 태도는 ‘훔쳤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나와 극을 같이 본 사람은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말하였다. 사실 어느 한 쪽이 옳다고 규정지을 수 없는 이야기이고, 극에 빠져들며 나의 생각 또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그 재미가 더해졌다고 해야겠다.

  2016년 2인극 페스티벌의 행보가 사람들에게 있어 순수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했다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것 같다. 앞으로 더욱 큰 규모의 축제가 되어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이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